웨스팅하우스는 불가리아 원전 연료공급… 한수원 또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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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가 최근 불가리아와 원전 연료공급 계약을 맺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한국형 원자로 수출을 놓고 웨스팅하우스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데, 소송과 별개로 동유럽 원전 시장 경쟁에서 웨스팅하우스에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소송전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할 경우 향후 원전 논의에서 미국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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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하우스, 코즐로두이 5호기 운영
한수원이 노력 덜했다는 지적 나와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가 최근 불가리아와 원전 연료공급 계약을 맺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한국형 원자로 수출을 놓고 웨스팅하우스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데, 소송과 별개로 동유럽 원전 시장 경쟁에서 웨스팅하우스에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웨스팅하우스 등에 따르면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발전소는 지난달 22일 웨스팅하우스의 유럽지사와 약 1000㎿(메가와트) 규모의 코즐로두이 5호기 핵연료 공급 계약을 맺었다. 웨스팅하우스는 향후 10년 간 5호기 가동에 필요한 핵연료 제작과 제공 등을 맡게 된다. 현재 핵연료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는 불가리아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왔는데, 웨스팅하우스가 낙점된 셈이다.
앞서 불가리아는 1974년부터 1982년까지 코즐로두이 1~4호기 등 4개의 원자로를 건설했다. 이후 원자로 노후화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4개를 모두 폐기하고 현재는 코즐로두이 5·6호기만 운영하고 있다. 가동 중인 원자로는 2개에 그치지만, 2020년 전력 생산량 가운데 원전 비중이 42%에 달할 정도로 불가리아는 원전 의존율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불가리아는 벨레네 지역에 100억 유로(약 13조6000억원) 규모의 제2원전 건설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사태와 내부 반대에 부딪쳐 지난해 초 중단을 선언했다. 한수원은 벨레네 원전 입찰에 참여했고, 2019년 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프로젝트 자체가 무산됐다. 불가리아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대신 기존 코즐로두이 발전소 내 새 원자로를 건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웨스팅하우스가 불가리아와 핵연료 공급 계약을 맺으며 한발 앞서 나가는 모양새가 연출된 셈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지난해 9월 ‘불가리아 원자력 발전소 현황과 관련 계획’ 보고서에서 “불가리아는 원전 의존도가 높고 운영 중인 원전이 2개에 불과해 신규 원전 추진 가능성이 크다”며 “불가리아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을 주시하면서 우리 기업들도 진출 기회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웨스팅하우스가 동유럽 원전 시장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면서 한수원이 원전 수출 노력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수원은 지난해 10월 400억달러(약 57조200억원)에 달하는 폴란드 루비아토브-코팔리노 원전 건설 사업 수주전에서도 웨스팅하우스에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현재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소송과 관련해 타협안을 논의중이다. 한수원이 해외에서 원전을 수주하면 웨스팅하우스에 일정 수익을 지급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지난달 8일 기자간담회에서 “소송을 오래 끄는 건 (한·미) 둘 다 죽는 길”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송전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할 경우 향후 원전 논의에서 미국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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