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대변인 직접 내정”…사실상 ‘캠프’ 출범 채비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3·8 전당대회를 위해 대변인을 내정하고 공보 활동을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 대사직에서 해임한 당일 직접 대변인을 낙점했다고 한다. 사실상 ‘나경원 캠프’ 출범 채비에 들어간 것이다.
나 전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1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엊그제(13일) 나 전 의원이 참모 회의에서 김민수(45) 전 경기 분당을 당협위원장을 대변인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며 “전대 출마 가능성은 100%라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부산 태생 기업가 출신인 김 전 위원장은 나 전 의원이 원내대표이던 2019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선발 공개오디션에서 김순례 국회의원(비례대표)을 꺾고 분당을 당협위원장에 선발된 인연이 있다. 김 전 위원장은 14일 취재진과의 메신저 단체 대화방도 개설해 대언론 창구 역할을 시작했다.
나 전 의원으로선 2021년 6·11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전 대표에 패한 뒤 19개월 만 당권 재도전이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2년 전과 달리 친윤 핵심부가 나 전 의원을 “반윤(反尹)의 우두머리”(장제원 의원)라고 낙인찍으면서 ‘반윤 프레임’에 갇혔다. 장 의원은 일찌감치 김기현 의원을 돕고 있다.
나 전 의원도 15일 반윤 딱지를 적극 반박했다. 페이스북에 “제2의 진박(眞朴·진실한 친박근혜) 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라며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썼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탈박(脫朴)·배박(背朴) 솎아내기 공천 파동으로 총선 패배는 물론 정권 몰락을 자초했던 새누리당의 모습을 윤핵관에 비유한 것이다.
그러자 장제원 의원도 즉각 “저는 제2의 진박 감별사가 될 생각이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고 되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유 전 의원을 “배신의 정치를 한다”고 직격했던 걸 비유해 나 전 의원을 윤 대통령의 뜻을 거스른 비윤 후보란 프레임에 가두려는 의도다.
나 전 의원 주변에 세가 부족하단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김기현 의원은 ‘윤심’을 앞세워 연일 친윤계 의원 수십 명과 세몰이에 나서지만 나 전 의원을 돕는 인사는 전직 국회의원 몇몇이 전부고 현직 의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지금은 침묵하고 있지만 원내 ‘반윤핵관’ 정서도 상당하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윤핵관이 당권을 잡아 총선을 치르는 것에 불안감이 크다”고 주장했다. 정치 입문 이래 당내 주류에 맞서본 경험이 적다는 점 때문에 나 전 의원의 뒷심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별의 순간이 왔음에도 용기를 내지 못하고 별똥별이 되어 버리면 어둠만 남는다”(김용태 전 최고위원)는 말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나 전 의원 출마로 역대 최대 매머드 전대가 예상된다”며 “유승민 견제를 위해 당원 100% 선거와 함께 도입한 결선투표제가 나 전 의원에게 유리한 복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진석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전당대회를 대통령을 공격하고 당을 흠집 내는 기회로 사용하지 말라. 즉각 제재하겠다”고 경고한 데 대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육갑들을 떨어라. 수준 낮아서 못 봐주겠다”고 비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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