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영국 내통 이중국적 전 차관 사형”…英 “이란 핵협상 지지 재검토”
이란이 영국과 이란 이중국적자인 알리레자아크바리 전 국방부 차관을 영국 해외정보국(MI6) 간첩 혐의로 기소하고 사형을 집행하자 영국이 이란에 대한 핵협상 지지 입장을 재검토하고 나섰다.
영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회담과 관련해서 이란 정부 때문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고, 그러므로 영국은 앞으로 역할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텔레그래프지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란과 세계 주요국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핵 합의를 복원하면서 대이란 제재를 푸는 대신 이란 핵 개발을 억제하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이에 앞서 자파르 몬타제리 이란 검찰총장을 제재하고 영국 주재 이란 외교관을 초치하는 등 강경 대응 메시지를 보냈다.
또 다음 조처를 논의하기 위해 이란 주재 영국 대사를 긴급히 불러들였으며 곧 미국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만나서 이란 사태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다.
앞서 이란 사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영국 정보당국과 내통한 혐의로 영국과 이란 이중 국적자인 알리레자아크바리 전 국방부 차관의 형을 집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사법부는 아크바리 전 차관이 영국 정보기관 MI-6와 내통하고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통신은 아크바리 전 차관이 영국 정보기관에 정보를 넘긴 대가로 180만5000유로(약 24억원), 26만5000파운드(약 4억원), 5만달러(약 6000만원)를 각각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보부는 아크바리 전 차관에게 거짓 정보를 흘려 그의 스파이 행위를 발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크바리 전 차관은 생전 자백을 강요받았다고 호소했다.
아크바리 전 차관은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유엔과 협력을 주도해 휴전을 끌어낸 인물로 외신에 소개되고 있다. 2015년 이란과 서방의 핵협상에서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시수낵 영국 총리는 “소름이 끼친다”며“자국민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야만적인 정권이 자행한 잔인하고 비겁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은 “끔찍한 인권침해를 저지른 정권에 책임을 묻겠다”며 사형 집행의 핵심에 있는 모하마드 자파르 몬타제리 이란 검찰총장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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