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포트] 씹는 맛·색감이 ‘손으로 만든 느낌’… 비비고 1위

문수정 2023. 1. 1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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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갈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설 명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명절 음식을 떠올리면서 설레는 이도 있고, 부담스러운 사람도 있을 테다. 다행히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커지면서 간단한 조리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명절 음식도 많아졌다. 떡갈비나 너비아니를 정성껏 빚어도 좋겠지만 시간에 쫓기고 솜씨에 자신 없다면 HMR 제품을 활용하는 건 어떨까. 국민소비자리포트는 아이들 반찬으로도 유용한 떡갈비 제품을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했다.

손 많이 가는 떡갈비, HMR로 대체


떡갈비는 유난히 손이 많이 간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다져서 양념에 치댄 뒤 적당한 크기로 뭉쳐야 한다. 이걸 구우면 떡갈비가 된다. 이렇게 말하면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간단치 않다.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씹는 맛을 살릴 수 있도록 적당한 크기로 다지는 일, 양념을 맛있게 만드는 방법, 한 덩어리로 모양을 유지하면서 굽기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명절을 앞두고 떡갈비나 동그랑땡 같은 적전(炙煎)류 제품의 판매가 크게 증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적전류 시장은 연간 약 600억원 규모에 이른다. 명절에도 유용하지만,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반찬으로 먹기에도 좋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적전류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의 점유율이 40%대로 가장 높다. 롯데푸드가 10% 초반대 점유율을 갖고 있다. 이어 동원, 삼양식품 등과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 등이 포진해 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제품들을 주로 평가한다. 이번 떡갈비 평가에서도 시장 점유율 상위를 차지하는 CJ제일제당 ‘비비고 남도떡갈비’와 롯데푸드 ‘쉐푸드 떡갈비’를 우선 선정했다. 이마트 PB 제품인 ‘피코크 떡갈비’, 동원 ‘양반 두툼 떡갈비’, 삼양식품 ‘임꺽정 떡갈비’를 평가 대상에 추가했다. 제품은 서울 송파구 이마트에서 직접 구매했다.

떡갈비 평가는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여의도’의 뷔페 레스토랑 ‘그리츠’에서 진행했다. 그리츠는 새해를 맞아 2014년 처음 문을 연 뒤 꾸준히 사랑받는 메뉴를 한자리에 모은 ‘시그니처 올스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밀키트 제품으로도 출시한 양갈비를 비롯해 해산물 찜, 감바스 알 아히요, 튀긴 가지 한식 샐러드, 얼그레이 푸딩 등이 주요 메뉴다.

국민컨슈머리포트 평가단이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여의도’의 뷔페 레스토랑 ‘그리츠’에서 떡갈비 5개 브랜드 제품을 블라인드 테스트하고 있다. 왼쪽부터 글래드 여의도 소속 김성주 셰프, 문상호 셰프, 최재연 총괄셰프, 서정원 셰프, 박수한 셰프. 최현규 기자


평가에는 글래드 여의도 소속인 최재연 총괄셰프와 김성주·문상호·박수한·서정원 셰프가 함께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매번 공정한 평가를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 조리팀이 ①~⑤ 숫자를 표시한 지퍼백에 담긴 떡갈비를 동일한 시간에 오븐으로 구웠다. 5개 제품을 먹기 좋게 자른 뒤 왼쪽부터 ①~⑤ 순서대로 개별 접시에 담아 내왔다. 평가단은 모양새, 향미, 식감, 풍미, 전체적인 균형감 등 5개 항목에 점수를 매겼다. 항목별 평가 점수를 참고해 1차 평가 점수를 냈다. 이후 원재료, 영양성분 평가, 가격공개 뒤 가성비까지 반영해 최종 평가를 했다.

최재연 총괄셰프는 “궁중요리인 만큼 떡갈비 맛을 좌우하는 것은 원재료다. 전통 떡갈비는 소고기로만 만들지만 요즘은 대중화하면서 돼지고기를 섞어서 쓰기도 한다. 떡을 넣어서 또는 떡심 부위를 사용해서 떡갈비라는 설도 있고, 시초는 송편 모양으로 빚어서 떡갈비라는 얘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 총괄셰프는 “고기를 씹는 맛이 느껴지려면 밀도가 너무 높지 않아야 하는데 대량 생산하는 간편식 제품은 전통 식감을 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식감을 잘 살리고 전체적인 균형감이 좋은 제품에 좋은 점수가 갔다”고 총평했다.

씹는 맛 살아있고 잘 구워진 제품 호평


1위는 CJ제일제당 ‘비비고 남도떡갈비’(4.6점)가 차지했다. 비비고 제품은 향미, 식감, 풍미, 균형감, 원재료와 영양성분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문상호 셰프는 “고기를 너무 곱게 다지지 않아서 씹히는 맛이 잘 느껴졌다. 구웠을 때 색감이 좋았고 겉면이 울퉁불퉁해서 평가제품 가운데 가장 수제 느낌이 났다”고 평했다. 최 총괄셰프는 “다진 고기의 밀도가 높지 않아야 식감이 살아나는데, 공기층이 느껴지는 질감을 냈다”며 “고기를 너무 곱게 갈면 햄과 같은 식감이 나오기 때문에 크게 다지고 적당히 뭉치는 게 좋다”고 말했다.

2위는 동원 ‘양반 두툼 떡갈비’(4.0점)였다. 풍미, 식감, 균형감, 원재료 등에서 두루 호평을 받았다. 박수한 셰프는 “간이 잘 맞았다. 단맛과 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며 “균형감이 좋고 대중적으로 무난한 맛을 냈다”고 했다. 김성주 셰프는 “고기 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서 부드러운 맛을 냈다. 색도 좋고 고기의 풍미도 느껴지면서 전반적으로 조화로웠다”고 평가했다.

3위는 이마트 ‘피코크 떡갈비’(3.0점)였다. 모양새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네모 모양으로 빚은 떡갈비에 그릴 자국까지 있어서 먹음직스럽게 보인다는 게 공통 평가였다. 서정원 셰프는 “딱 봤을 때 가장 눈길이 가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식감이 떡갈비보다는 햄버거 패티나 함박스테이크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문상호 셰프는 “모양이 좋았으나 스모크향을 일부러 넣은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인위적인 불맛이 오히려 풍미를 낮췄다”고 했다.

4위는 롯데푸드 ‘쉐푸드 떡갈비’(1.8점)였다. 원재료와 영양성분 평가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서정원 셰프는 “먹기 좋은 크기에 단짠의 조화가 아이들이 좋아할 맛”이라며 “명절에 대체할 만한 간편식 떡갈비라기보다는 급식용으로 선호할 만한 제품”이라고 했다. 박수한 셰프도 “오래 치대고 뭉쳐서 다소 으깨진 식감인 게 아쉽다”고 말했다.

5위는 삼양식품 ‘임꺽정 떡갈비’(1.6점)였다. 김성주 셰프는 “고기의 밀도가 높아서 떡갈비보다는 햄버거 패티 같은 식감이 나는 게 아쉬웠다”고 했다. 최 총괄셰프는 “색감부터 식감까지 두루 떡갈비의 맛을 충분히 구현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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