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NGO 참여 제한 조치 철회 않으면 아프간 여성·아동 빈곤 해결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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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이들은 2830만여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아동은 1270만명인데 여성의 비정부기구(NGO) 참여 제한 조치가 철회되지 않는다면 이들 대부분이 기아와 영양실조, 보건시설 부족 등으로 고통받을 것이다."
아순타 찰스(53) 아프가니스탄월드비전 회장은 15일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탈레반 정권이 여성의 NGO 참여를 금지한 데 따른 후폭풍을 예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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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이들은 2830만여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아동은 1270만명인데 여성의 비정부기구(NGO) 참여 제한 조치가 철회되지 않는다면 이들 대부분이 기아와 영양실조, 보건시설 부족 등으로 고통받을 것이다.”
아순타 찰스(53) 아프가니스탄월드비전 회장은 15일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탈레반 정권이 여성의 NGO 참여를 금지한 데 따른 후폭풍을 예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프간NGO조정기구(ACBAR)에 따르면 현지에서 활동하는 여성 활동가는 1만6000명이 넘는다. 아프가니스탄월드비전의 경우 직원 2280명 중 30%가량이 여성이다. 이들은 남성 직원이 직접 도울 수 없는 취약계층 여성과 여아 1160만명의 건강과 위생, 교육사업을 책임져 왔다. 특히 아프간에선 여성이 가장인 가구 96%가 식량난을 겪는 만큼 이들을 돕는 여성 NGO 직원의 활동이 절실하다.
이런 가운데 현재 아프가니스탄월드비전을 비롯한 주요 NGO의 취약계층 지원사업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여성의 생존과 노동권을 무시한 탈레반의 결정에 항의코자 아프간 내 NGO가 한뜻으로 활동을 멈춘 것이다. 이들의 보이콧에 탈레반은 보건부 장관 주재 회의를 열고 “해당 조치는 보건·영양 사업을 수행하는 여성 직원에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여교사는 초등학교 1~6학년 학생을 가르칠 수 있다”는 교육부 지시사항도 밝혔다. 찰스 회장은 “우리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프간 아동과 주민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위험한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곧 보건·교육사업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이에 앞서 여성 직원이 현장을 방문하고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안전이 충분히 보장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찰스 회장에 따르면 현재 아프간인 3명 중 2명(67%)이 인도적 지원 대상이다. 탈레반 집권 이후 급속히 악화된 경제 상황으로 수백만 명이 실업 상태인 데다 지난 3년간 가뭄이 지속돼 농가소득도 붕괴됐다. 여기에 여성의 NGO 참여도 금지되면서 여성 활동가가 가장인 수천 가구의 소득원도 증발했다. 찰스 회장은 “지난겨울 그랬듯 이번 겨울에도 생계를 위해 자녀를 매매하는 부모가 적잖게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경제난으로 식비와 난방비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가정이 속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출신인 찰스 회장은 아프간을 비롯해 스리랑카와 이라크,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등에서 25년간 긴급구호활동을 펼쳐온 베테랑이다. 그는 “아프간은 제가 국제구호임무를 처음 시작한 곳으로 제2의 고향이라 생각한다”며 “여성으로서 아프간 여성이 처한 고통을 이해한다. 위험한 일이긴 하지만 목소리를 내기 힘든 여성과 아동을 대변할 수 있다는 걸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 SNS와 거리 등에서 ‘모두를 위한 교육’을 외치는 아프간 남성들을 통해 희망을 발견한다고 했다. 찰스 회장은 “아프간의 사실상 정권이 대중의 목소리를 듣고 현 조치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이에 따른 긍정적 결과를 기대한다”며 “우리는 더 나은 결과를 위해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향해선 지속적인 응원과 지지를 부탁했다. 그는 “지금이 바로 국제사회가 아프간 여성과 여아의 권리를 적극 옹호해야 할 순간이다. 우리가 포기한다면 아프간 여성은 그들의 존엄성과 자유를 잃게 될 것”이라며 “한국 역시 국제사회와 연대해 아프간의 취약계층, 특히 여성과 아동의 곁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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