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정부는 대체 뭐하나요" 설 차례상 비용에 '한숨'

임춘한 2023. 1. 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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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앞두고 대형마트에서 할인 행사를 한다고 해서 와봤는데 너무 비싸네요. 정부가 대체 뭘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안 오른 게 없는데 물가 좀 제발 잡아줬으면 좋겠어요."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단순히 상승률만 놓고 보면 상승 폭은 크지 않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설 차례상 물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접근성과 편의성은 조금 부족하지만,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면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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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차례상 물가 '역대 최고치'
주요 30개 품목 사보니 33만1673원
실제 비용은 40만원 육박할 듯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설을 앞두고 대형마트에서 할인 행사를 한다고 해서 와봤는데 너무 비싸네요. 정부가 대체 뭘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안 오른 게 없는데 물가 좀 제발 잡아줬으면 좋겠어요."

올해 설 차례상 물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주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에서 물가 안정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미 치솟은 물가를 잡기엔 역부족이다. 경기 침체로 인해 가계의 가처분 소득까지 감소하면서 풍성한 명절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15일 오후 서울 이마트 구로점에서 만난 주부 이진희(58)씨는 "이번 설 명절 때 여기저기서 집에 온다고 하는데 음식을 안 할 수가 없다"며 "차례상을 대충 차릴 수도 없고 어림잡아 40만원은 들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채소·과일 코너마다 많은 사람이 가격표를 비교하고 상품을 들었다 놨다 반복했다. 저마다 비싼 가격에 선뜻 카트에 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설 차례상 구매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직접 장보기를 해본 결과, 총비용은 33만1673원에 달했다. 주요 품목 30개를 4인 가족 기준으로 구매했기 때문에 실제 차례상 비용은 대형마트 이용 시 4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과일·견과류는 사과(1봉·5개입) 8980원, 배(1봉·4개입) 8980원, 곶감(1팩·18개입) 1만1800원, 대추(500g) 1만4900원, 밤(320g) 1만5960원으로 나타났다. 나물·채소류는 숙주(400g) 2960원, 고사리(400g) 1만3960원, 도라지(400g) 2만3920원, 시금치(1단) 3980원, 무(1개) 1480원, 배추(1포기) 2480원, 대파(1단) 2880원, 애호박(1개) 2480원이었다.

수산물·육란류는 조기(3마리) 1만4900원, 북어포(1마리) 7980원, 동태포(900g) 1만3980원, 소고기(양지살 600g) 5만9280원, 소고기(우둔살 600g) 3만5279원, 돼지고기(앞다리살 600g) 7680원, 닭고기(1마리) 9584원, 달걀(대란·30개입) 6980원이 지출됐다. 과자류·기타품목은 약과(1봉지) 7280원, 전통한과(1팩) 6880원, 쌀(2kg) 9980원, 두부(3모) 1만4100원, 떡국떡(1.4kg) 4480원, 부침가루(1kg) 2900원, 청주(1병) 4970원, 식혜(1.5L) 2980원, 식용유(1.8L) 7680원이 들었다.

올해 과일류는 지난해보다 가격이 하락했고, 곶감과 대추도 출하량이 늘며 가격이 내렸다. 나물류는 제철을 맞은 시금치는 가격이 내렸지만 해마다 생산량이 줄고 있는 고사리는 2년 연속 값이 뛰었다. 수산물류는 대다수 품목의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지만 생육환경이 좋지 않은 다시마는 가격이 올랐다. 축산물은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사룟값이 오르고 유가가 급등하면서 가격이 올랐고,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밀가루나 식용유 등 가공식품 가격도 상승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단순히 상승률만 놓고 보면 상승 폭은 크지 않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설 차례상 물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접근성과 편의성은 조금 부족하지만,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면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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