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파랑으로 물든 아부다비…낙타 고기도 대접
아랍에미리트(UAE)가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극진한 예우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 취임 이후 첫 국빈 방문이다.
윤 대통령이 도착한 14일(이하 현지시간) 대통령궁에 태극을 상징하는 파랑과 빨강 조명을 비췄던 UAE는 공식 환영행사가 열린 15일에는 대통령궁인 ‘카사르 알 와탄’ 상공에서 에어쇼를 열고 하늘에도 빨강ㆍ파랑 연무를 수놓았다. 에어쇼에 나선 7대의 전투기는 열을 맞춰 저공 비행하며 연무를 뿜어냈다.
앞서 14일 윤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1호기가 UAE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서자 UAE 정부는 공군 전투기 4대(미라지2000 2대, F16 2대)를 보내 호위하는 예를 갖추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체류 중인 수도 아부다비의 주요 도로에는 태극기와 UAE 국기가 나란히 줄지어 걸려 있다. UAE 군은 예포를 21발 쐈고,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의장대를 사열했다.
UAE는 국빈 오찬 때도 최고의 귀빈에게만 대접한다는 낙타고기를 포함한 다양한 메뉴를 준비했다. 국빈 오찬에는 정부 인사 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장 등 경제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외교가에서는 특히 공항에 윤 대통령을 영접 나온 압둘라 알 나하얀 외교부 장관이 환담에서 “우리는 행운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고 말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성경과 코란에 등장하는 아브라함은 86세라는 늦은 나이에 손님으로부터 ‘행운의 소식’을 접한 뒤 이스마엘을 낳았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스마엘이 이슬람 민족이 번성하는 계기가 됐는데, 행운을 언급한 발언은 종교적 은유가 담긴 최상급의 환영 인사”라고 말했다.
UAE 언론들도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UAE 현지 아랍어 신문인 알 이티하드는 14일자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관련 한국 특집 기사를 15면에 걸쳐 게재했다. 1980년 창간된 UAE 국영 아랍어 일간지인 ‘알 바얀’도 같은 날 양국 정상 간 회담 전망을 비롯한 UAE 학생들의 한국어 배우기 열풍, 매년 3500여명의 UAE 국민이 한국에서 치료받는다는 내용 등을 보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 여사와 UAE의 현충원격인 ‘와하트 알 카리마’를 방문해 참배했다. 와하트 알 카리마는 아랍어로 ‘존엄의 오아시스’라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국가를 위해,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영웅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아랍에미리트 연방이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라고 썼다.
참배를 마친 윤 대통령 부부는 이슬람 문화와 통합을 상징하는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를 찾았다. 축구장 5배 크기의 이 모스크는 UAE 내 최대, 세계에서 5번째로 큰 이슬람 사원이다.
아부다비=권호 기자 kw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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