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 앞두고 '비윤' vs '친윤' 갈등 격화… 나경원에 십자포화(종합)

장제원, 나경원에 "제2 유승민 되지 마라"
나경원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
유승민 "윤심 아부한 자들 심판받을 것"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가운데 당내 '비윤(非윤석열)계'와 '친윤(親윤석열)계'가 격돌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양측간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15일 '친윤계'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나 전 의원을 겨냥해 "저는 '제2의 진박감별사' 결코 될 생각이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당내 최대 친윤의원 모임인 국민공감 소속의 박수영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영화 '나홀로 집에'의 아역 주인공과 나 전 의원의 얼굴 사진을 나열한 뒤 '羅(나경원)홀로 집에!'라는 자막을 단 사진을 게시했다. 그는 "나 전 의원이 잘못된 판단으로 아래 사진처럼 희화화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자기를 버렸다면 더 큰 성취를 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했다

나 전 의원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고 쓴 것에 대한 역공이다.

앞서 나 의원은 이달초 출산시 대출을 탕감해주는 헝가리실 제출산 대책을 거론했다 윤석열 정부와 정책기조가 맞지 않는다는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고, 지난 12일 저출산위 부위원장을 그만두겠다는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공화국(UAE) 순방 직전인 지난 13일 나 의원이 맡고있던 저출산위 부위원장은 물론, 기후환경대사직까지 해임했다.

이에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저출산위 부위원장을 맡게된 배경을 설명하며 "깊은 고민 끝에 저는 선의로 수용했고, 자부심과 의욕을 갖고 역할에 임했다"며 "역대 어느 부위원장보다도 열심히, 실질적으로 일했다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또 "제가 해외정책 사례를 소개한 것을 두고 정면으로 비난하고 ‘포퓰리즘’이라는 허황된 프레임을 씌워 공격했다"며 "더 이상 제대로 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저는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혹자는 ‘거래’, ‘자기정치’ 운운한다. 그들 수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며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에 진정성이 있음을 피력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진정한 성공에 누가 보탬이 되고, 누가 부담이 되는지는 이미 잘 나와 있다"며 "당원과 국민들도 분명히 그 ‘팩트’를 알게 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이날 나 전 의원에 대해 "당내 몇 안 되는 장수 중 한 사람"이라며 "몇몇 인사들의 나경원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은 지나친 감을 준다. 과연 그가 그렇게 비난받을 일을 했는가"라고 두둔했다.

이날 친윤계로 분류되는 당권주자들은 나 전 의원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당의 통합과 화해모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이 있다면 자제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렇게 서로 싸우는 모습들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쟁은 중단하고 정책 대결, 비전 대결, 어떻게 하면 지금 현재 몰아닥친 경제적 복합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전당대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비윤계'인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으로 당내 친윤계를 겨냥해 "대통령을 공격하면 당이 즉각 제재한다고 협박한다. 권력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가보다"라며 "민심을 버리고 윤심에만 아부해서 당을 망친 자들은 반드시 심판받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