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고향사랑기부제'로 전통주 활성화하자 [전통주 주(酒)저리 주(酒)저리]
[이대형 기자]
▲ 지자체 답례품 전통주가 들어있는 지자체의 답례품 |
ⓒ 강릉동해 |
매년 새해가 되면 바뀌는 여러 가지 제도들이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제도 중에 관심을 끄는 것으로 '고향사랑기부제'가 있다.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주소지 외 지방자치단체에 돈을 기부하면 금액에 따라 일정 비율을 세액 공제하는 제도다. 일본에서 2008년에 제정된 '고향납세제'를 모델로 하고 있는데 일본의 경우 시행 첫해 865억 원이었던 기부금이 2020년에는 7조 1486억 원으로 약 10여 년 만에 84배 증가했다.
우리나라도 이 제도를 참고해 만든 것이 '고향사랑기부금에관한법률'이다. 2021년 10월 제정됐고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기부상한액은 1인당 연간 500만 원이며 지자체는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다.
기부금 10만 원 이하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 세액공제하게 된다. 각 지자체별로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이것을 통해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를 높여 주민복지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향사랑기부제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은 답례품이다. 기부자들에게 기부의 감사로 답례품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답례품의 경우 기부액의 30% 이내에서 최대 100만 원까지 지자체 관할 구역 안에서 생산·제조된 물품이나 통용되는 유가증권(지역사랑상품권 등) 등을 제공할 수 있다. 지역특산품 등을 답례품으로 제공하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미 많은 지역에서 답례품선정위원회를 통해 답례품 선정을 끝마쳤다.
답례품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또는 농수산가공품들이다. 이러한 답례품 중에 전통주도 들어간 곳들도 있다. 대전시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총 41개 품목으로 지역 놀이동산과 함께 농산물(배, 포도, 버섯)외에 전통주를 선정했다. 전라남도는 지역농수축산물과 관광상품 등 22개 시군 특산품을 시군 당 5개 품목씩 118개 품목을 선정했다.
경기도도 지역의 다양한 농·축산물외에 전통주, 인삼 가공식품, 견과류 등의 가공품 등을 선정했다. 이처럼 답례품으로 전통주가 들어간 지자체들이 많다.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 제품으로 손색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각 지자체별 답례품 목록은 '고향사랑e음'(www.ilovegohyang.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지는 판단하기 힘들다. 하지만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상당부분 지방 재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향사랑기부제에서 전통주를 답례품으로 활성화하면 그동안 전통주를 모르던 사람들에게 전통주를 소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프리미엄 전통주를 마시거나 소비해 보지 못했다. 특히, 젊은 층보다 고령층에서의 프리미엄 전통주 소비가 크지 않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상당수는 고령층이 자신이 떠나온 고향에 대한 기부이기에 그들에게 프리미엄 전통주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기존에 없던 소비층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큰 효과일 것이다.
답례품 제도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통주들도 '고향사랑기부제'에 맞는 제품들이 있어야 한다. 실제 3만 원짜리 답례품을 제공한다 해도 택배비와 포장비 등 유통비용을 감안하면 기부자에게는 실제로 1만7000원 정도의 제품이 돌아간다. 이 정도 가격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선물이 될 수 있는 라벨과 박스 등이 만들어 져야한다.
또한, 지역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제품명이나 원료의 사용도 고민해야 한다. 지역의 특정 농산물을 첨가한 제품 개발이나 지역의 이름을 라벨로 한 것들이 있다면 '고향사랑기부제'의 취지에 맞기에 답례품 선정에 유리할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라는 새로운 제도에 전통주도 발 빠르게 적응해서 새로운 소비 시장을 만들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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