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발언에 역풍?…나경원 "제2의 진박감별사 났다"

나경원, 장제원 겨냥 "제2의 감별사
당 쥐락펴락…2016년 악몽 떠올라
'거래' '자기정치' 운운? 그들 수준
에서나 나올법한 발상 하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나경원 전 원내대표 측을 겨냥한 "자기정치" "정치낭인들에 둘러싸여 헛발질" 발언들이 거센 반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장 의원을 맞겨냥해 "제2의 진박감별사"라고 반격했으며, 나 전 원내대표 측도 "아스팔트에서 함께 싸우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을 위해 함께 노력한 사람들이 정치낭인으로 한순간에 전락했다"고 반발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15일 페이스북에서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정부를 지킬 수 있겠느냐"며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은 2016년 총선 당시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당(分黨)되면서 호기를 맞이했으나, 이한구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친박(친박근혜) 핵심 인사들이 '진박감별사'를 자처하며 공천을 농단해 되레 원내 다수당 자리를 빼앗기는 참패를 당한 적이 있다.

이날 나 전 원내대표는 장 의원이 자신을 겨냥해 "원해서 간 자리가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이라고 한 발언을 반박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가을 어느날 아침 대통령실 소속 누군가가 집앞으로 찾아와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으로 일해달라'는 제안을 했다"며 "깊은 고민 끝에 선의로 수용했고, 자부심과 의욕을 갖고 역할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위원회 업무를 하며 적잖은 암초에 직면했다"며 "급기야 내가 해외 정책 사례를 소개한 것을 두고 '포퓰리즘'이라는 허황된 프레임을 씌워 공격했다. 더 이상 제대로 된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혹자는 '거래' '자기정치' 운운하더라. 그들 수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며 "윤석열정부의 진정한 성공에 누가 보탬이 되고 누가 부담이 되는지는 이미 잘 나와있다. 당원과 국민들도 분명히 그 '팩트'를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치낭인 둘러싸였다" 말도 도마 위
김민수 "아스팔트에서 함께 싸우고
윤대통령 당선을 위해 노력한 선배들
일순간에 '정치낭인'으로 전락시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1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공감' 두 번째 공부모임에서 장제원 의원이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앞서 장제원 의원은 전날 나 전 원내대표를 겨냥해 "오로지 자기정치만 하는 사람" "일자리가 필요한 정치낭인들에 둘러싸여 헛발질을 거듭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지원하고 있는 김민수 전 경기 분당을 당협위원장도 반격에 가세했다.

김민수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의 승리를 위해 당원들과 함께 긴 시간 분투해온 훌륭한 선배들이 일순간 '일자리가 필요한 정치낭인'으로 전락했다"며 "그분들은 패스트트랙, 조국 사퇴 운동 때 뜨거운 아스팔트에서 함께 싸운 사람들이며,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노력한 분들"이라고 개탄했다.

장 의원이 지칭한 '정치낭인들' 중에서는 나 전 원내대표 측의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이 포함돼 있다는 게 중론이다. 박 전 의원은 경기 수원장안에서 민주당 후보와 싸워 두 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이후 자신의 고향인 경기 포천가평으로 지역구를 옮기려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 지금은 당협을 맡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00년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에 들어온 이래 두 차례 국회의원을 하며 대변인·대표비서실장·사무부총장 등을 지냈고, 지난해 대선에서도 윤석열 대선후보 유세기획단장을 맡아 2월 27일 경북 영주 유세에 윤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관계로 예고 없이 불참해 현장 분위기가 흉흉했을 때 단상에 올라 지역 유권자들을 다독이는 등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한순간에 '정치낭인'으로 폄하될 인사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김민수 전 위원장은 장제원 의원을 향해 "함께 했던 동지들을 망설임 없이 '낭인'으로 분류하는 정치인이 우리 당의 어른이라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다"며 "경솔하게 내부 분란을 조장하는 언행이야말로 윤석열정부를 위협하는 내부의 적 아니냐. 과연 누가 사심만 가득차 윤석열정부와 우리 당의 화합을 위협하는 늑대인지 지켜보겠다"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