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 '약발' 안 먹히네…"더 센 놈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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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대기자는 분명히 있지만 지금 덥석 집을 사려는 사람은 없어요.
침체된 분위기가 반전되기 위해서는 남은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풀어 '집값의 바로미터'인 강남 등 핵심지부터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수인은 움직이지 않는데 규제 완화를 주택 처분의 기회로 인식하는 매도인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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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건 강남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매수대기자는 분명히 있지만 지금 덥석 집을 사려는 사람은 없어요. 규제지역에서 풀리면 모를까.(서울 강남구 도곡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정부가 심각한 부동산 거래절벽을 타파하기 위해 대출·세제·청약 등 전방위적 규제완화에 나섰지만 약발이 미미하다. 매수 심리는 꿈틀대지만 실제 거래로 성사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침체된 분위기가 반전되기 위해서는 남은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풀어 ‘집값의 바로미터’인 강남 등 핵심지부터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전날 기준 5만1827건으로 강남3구·용산구 외 서울 21개구가 규제지역에서 대거 해제된 5일 5만1180건 대비 647건 늘었다. 매물은 9일 4만9879건까지 감소했지만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규제지역 대거 해제로 심각한 거래절벽이 해소되기를 기대했다.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등 세금 부담이 줄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높아져 대출 가능 금액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물 증가로 미루어 보아 거래 활성화 효과는 미미한 듯 보인다. 실제로 아직까지 서울에서는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월등히 많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4.8로 지난주보다 0.7 높아졌지만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심지어 강남3구가 포함된 동남권은 지난주 73.2에서 72.8로 낮아졌다. 앞서 시장에서는 규제지역으로 남은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도 거래가 활성화되리라는 기대감이 생긴 상황이었다. 전매제한, 실거주 규제 등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반대 상황이 펼쳐졌다. 매수인은 움직이지 않는데 규제 완화를 주택 처분의 기회로 인식하는 매도인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정부가 마지막 남은 강남3구와 용산구를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는 한편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서울의 핵심지인 이 지역들이 되살아나지 않고서는 전반에 깔린 거래장벽을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민들은 "내 맘대로 집을 사고팔 수도 없으니 거래량이 바닥"이며 불만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는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주요 재건축 단지와 삼성·청담·대치·잠실 등 국제교류복합지구 및 인근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대치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가 실제 거래로 이어지려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풀어야 한다"면서 "시장이 흘러가는 대로 두면 거래는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목동 C공인 관계자 역시 "아무리 재건축 호재가 들려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면서 "복잡한 행정 절차로 매입하는 데만 몇 달이 걸리는데 정부가 정말 거래 활성화를 원한다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와 서울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섣부른 규제완화로 자칫 투기 수요가 유입돼 시장을 교란시키고 실수요자 피해를 키울 수 있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제는 가수요를 차단하고 실거주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라면서 "구역지정이 만료되는 시점에 시장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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