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前대통령 "기시다 日총리, 美 수행원인 듯…할복하라"

정혜정 2023. 1. 1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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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에 도착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14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 대해 "미국의 수행원으로서의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며 할복만이 그의 명예를 되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기시다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동한 뒤 나온 공동 성명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미·일 정상은 전날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급하며 "세계에서 힘과 강압으로 현상 유지를 변경하려는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인류에 대한 적대행위이며 어떤 식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성명이 러시아에 대한 피해망상을 보여주고 있다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으로 불에 탄 일본인 수십만 명에 대한 기억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미국이 일본에 투하해 수많은 피해자를 낳은 원자폭탄을 언급한 것이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기시다 총리가 미국에 참회를 요구하는 대신 "미국의 수행원으로서의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며 "이 같은 수치는 기시다가 일본에 돌아가 내각 회의에서 할복을 해야만 씻겨 내려갈 수 있다"고 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한때 친서방 정치인으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거친 언사를 이어가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군 역할을 해왔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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