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뉴 그랜드 체로키, 패밀리카 끝판왕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6년 출시된 ‘지프 스테이션 왜건’은 SUV 원조 격이다. 이후 지프는 1962년 지프 왜고니어, 1984년 지프 체로키 등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SUV 시대를 이끌었다. 지프는 SUV라는 명칭처럼 실용성을 강조했지만 투박할 수밖에 없었던 기존 모델에 식상해진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다시 한번 진화를 시도했다.
올뉴 그랜드 체로키는 지프의 남성적 매력을 계승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고 세련된 멋을 강조했다. 첫인상은 당당하다. 더 크고 넓어진 지프 상징 ‘세븐 슬롯 그릴’ 때문이다. 사다리꼴 디자인을 적용한 범퍼와 날렵해진 헤드램프는 세련미와 함께 역동성도 발산한다. 지프 헤리티지인 사다리꼴 휠 아치는 강렬한 오프로더 이미지를 발산한다. 후면부는 깔끔하고 깨끗하게 디자인됐다. 날렵해진 좌우 램프를 바로 연결했다. 폭을 더 넓어 보이게 만들면서 패밀리 SUV에 걸맞는 안정감도 향상시켰다.
실내는 디지털 편의성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10.25인치 컬러 클러스터 디스플레이, 티맵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10.1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지프 최초로 기본 탑재된 커넥티드 서비스 ‘지프 커넥트(JEEP CONNECT)’는 스마트폰과 차량을 한몸으로 만들어준다. 실시간 차량 위치 확인, 각종 원격 제어 시스템, 긴급 상황 대처용 SOS 시스템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애플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무선 충전패드도 갖췄다.
오프로더 전설이 만든 SUV답게 트림 별로 쿼드라-트랙 I, 쿼드라-트랙 II 등 사륜구동 4×4 시스템을 결합했다. 패밀리카 성향에 맞춰 공간과 안전성에도 공들였다. 뒷좌석에는 성인 3명이 충분히 앉을 수 있다. 트렁크 적재용량은 1068~2005ℓ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보행자 감지 긴급 브레이킹 시스템, 사각지대 및 후방 교행 모니터링 시스템, 풀 스피드 전방 충돌 경고 플러스 시스템 등을 기본 사양으로 적용했다.
시승차는 PHEV인 올뉴 그랜드 체로키 4xe다. 전장×전폭×전고는 4900×1975×1795㎜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965㎜다. 4xe 시스템은 전 모터 2개와 400V 배터리 팩, 2.0ℓ 터보 4기통 엔진, 8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됐다. 엔진은 최고출력 272마력(202㎾), 최대토크 40.8kg·m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375마력에 달한다.
주행모드는 일렉트릭, 하이브리드, 이(E) 세이브로 구성됐다. 전기차 성향인 일렉트릭 모드를 사용하면 편안하고 조용하게 달린다. 페달을 밟는 순간에는 즉각적인 순간 토크도 발산한다. 시속 130㎞ 이내에서 순수 전기로만 33㎞를 주행할 수 있다. 서울시 승용차 소유자들의 1일 평균 주행거리는 29.2㎞다.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드에서는 가속 때 전기모터가 힘을 보태준다. 경쾌하고 시원하게 질주한다.
올뉴 그랜드 체로키 4xe는 ‘충전 고통’ 때문에 전기차 구입을 주저하는 패밀리카 구매자들을 공략한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사진 스텔란티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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