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신선식품 물류·유통테크 기업 오아시스가 이커머스 상장 1호를 목표로 코스닥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동종 계열 마켓컬리가 최근 상장 철회를 선언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오아시스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2월 7~8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14~15일 일반청약을 거쳐 2월 중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오아시스는 이번 상장으로 523만6000주를 공모한다. 공모 예정가는 3만500~3만9500원, 총 공모금액은 1597억~2068억원이다.
창업자는 김영준 대표다. 2011년 설립했다. 창사 이래 한번도 적자가 없었다. 성장세도 뚜렷하다. 매출 기준 2015년 193억원이었던 것이 2021년 3569억원으로 약 18.5배 뛰어올랐다. 소프트웨어 상장사 지어소프트가 대주주다. 이번 오아시스 상장 추진 소식에 지어소프트 주가가 강세를 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는 “독보적 기술력을 기반으로 새벽배송을 넘어 라이브커머스 즉시 배송, 퀵커머스 O4O(온라인 포 오프라인) 사업 진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마트 물류·유통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오아시스 흑자 비결 무엇?
1. 차별화된 물류 시스템 ‘오아시스루트’
오아시스 흑자의 선봉장은 오아시스마켓만의 물류 IT시스템 ‘오아시스루트’를 최우선으로 꼽는다. 물류센터에 첫 출근한 신입사원도 자신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에 앱만 깔면 당일부터 바로 근무가 가능하게 만든 합배송 시스템이다. 여기서 합배송이란 한 고객이 주문한 여러 제품을 한 박스에 담아 비용을 낮추는 물류 기법. 여러 물건을 한곳에 담아 배달하면 그만큼 효율성은 높아지고 물류비는 낮출 수 있다. 오아시스는 물류 시스템 구축 초기부터 ‘합배송’을 염두에 두고 냉동 식품부터 냉장, 상온 제품을 한곳에서 포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더불어 무거운 물품을 전국 지역별로 나가는 트럭에 상차(차에 실음)하는 과정은 로봇을 써서 인건비, 사고 위험률도 확고하게 낮췄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오아시스마켓은 오아시스루트를 누구나 사용하기 쉽게 개발한 만큼 다른 업체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오아시스루트의 수출·판매도 고려 중인 한편, 해외 사업 진출 시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오프 옴니채널…재고율 0%
오아시스마켓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 전략을 활용해 새벽배송 ‘재고 폐기율 0%대’를 유지 중이다. 압구정, 서초, 잠실 등 접근성이 좋은 서울 시내 곳곳에 운영 중인 60개 매장의 장점이 여기서 발휘된다.
통상 오프라인에서는 오늘 오후∼저녁에 물류센터에 입고된 물품을 보관해뒀다가 다음 날 새벽 일괄적으로 직영 매장에 배송해 진열한다. 그런데 오늘 온라인에서 신선식품 주문을 받으면 다음 날 온라인 새벽배송을 마치고 남은 재고를 그대로 직영 매장에 넘기면 된다. 간단히 말해, 오프라인 물류 흐름 중간에 온라인 새벽배송을 ‘끼워 넣는’ 것이다. 이렇게 온라인에서 재고가 남지 않는다.
오프라인으론 넘어간 물량은 ‘떨이 판매’로 소화될 수 있고, 유통 기한이 얼마 안 남았더라도 겉보기에 멀쩡하고 신선하다는 게 눈으로 확인되면 얼마든지 팔리는 만큼 재고 소진에 유리하다. 또 초과 수요가 발생해 온라인 재고가 부족할 때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곧장 상품을 조달할 수 있다. 직영 매장이 부족한 새벽배송 재고를 보충해주는 동시에 온라인 배송까지 가능케 하는 ‘제2의 물류센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IT 8 : 사람 2’ 물류센터 구축 최적 비율 알았다
오아시스마켓은 일반적인 유통 기업이 가장 많은 비용을 할애하는 물류센터 설립 비용을 대폭 줄였다. 실제, 오아시스마켓의 메인 물류센터인 성남 스마트 통합 물류센터의 누적 투자 금액은 37억원이며, 2022년 7월 본격 가동을 시작한 의왕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의 투자 금액은 40억원이다. 다른 유통 기업의 3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의 구축 비용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배경에는 숱한 실험과 운영 경험 끝에 ‘80%의 IT 시스템과 20%의 사람의 손’이 물류센터 운영의 최적화 공식이라는 걸 알아차려서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성남물류센터 장점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물류와 IT가 할 수 있는 물류가 적절히 분리, 접목돼 있다는 것이다. IT 시스템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IT가 대신하기보다 사람이 하는 일의 보조장치로 사람의 일을 보다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100%의 자동화보다는 비용 절감을 이룬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