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예능 대신 이것 택한 뉴진스... '유령', '교섭'도 심상찮다

김상화 2023. 1. 1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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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미디어의 영향력 약화, 발빠르게 변하는 홍보방식

[김상화 기자]

 
 웹 예능 '시즌비시즌', '할명수'의 한 장면. 신작 영화 '유령', '교섭' 주연배우들이 홍보를 위해 출연했다.
ⓒ 시즌비시즌, 할명수
 
영화, 드라마, 가요 등 연예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건 홍보다. 사람과 작품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알려야 극장을 찾고 채널을 고정하고 음악을 듣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배우, 가수들은 신작 발표시 다양한 홍보활동에 돌입한다.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와 더불어 홍보 과정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일은 바로 방송 출연이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해서 자신과 작품을 소개하는데 비교적 무난한 방식으로 간주되었지만 몇년 사이 변화 조짐도 목격된다. TV 보단 웹예능 혹은 인터넷 개인 방송 출연이 더 우선시 되는 경향이 포착되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많은 분들이 라디오 생방송에 나가고 예능 초대손님으로 참석하고 있지만 점차 그 중요성은 과거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다음주 18일 개봉되는 영화 <유령>, <교섭>만 하더라도 TV 예능 이전에 각각 <시즌비시즌>, <할명수>에 출연했거나 등장할 예정이어서 유튜브 구독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런가 하면 최근 신곡 'Ditto'로 돌풍을 일으키는 케이팝 그룹 뉴진스는 개인 인터넷 생방송까지 출연하면서 신곡 홍보 및 다재다능한 끼를 선보이며 팬들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이들은 왜 TV 대신 인터넷으로 눈길을 돌린 것일까?

나란히 웹 예능 문 두드린 영화 <유령>, <교섭>
 
 웹 예능 '시즌비시즌', '할명수'의 한 장면. 신작 영화 '유령', '교섭' 주연배우들이 홍보를 위해 출연했다.
ⓒ 시즌비시즌, 할명수
 
지난 5일 공개된 <시즌비시즌> 제19회에는 설경구, 박해수, 이하늬, 박소담, 서현우 등 영화 <유령>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여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인기 가수 비의 개인 웹예능으로 그동안 많은 동료 선후배 연예인들이 초대손님으로 등장해 재미를 선사했지만 이처럼 영화 작품 속 주요 배우들이 단체로 얼굴을 내비친 건 이례적이었다.  

18분 남짓한 짧은 분량이었지만 마피아 게임을 활용해 '유령' 찾는 방식으로 유쾌함 속 홍보에 매진했다. "여기 아이돌분들 나오는 곳 아니냐?"(이하늬)며 내심 걱정과 긴장감을 살짝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본 촬영에 돌입하자 의외의 예능감을 보이는 설경구를 중심으로 초대손님들은 시끌벅적한 분위기로 금새 적응해 나간다. 이밖에 박해수는 비보 TV의 팟캐스트 및 유튜브 콘텐츠 <씨네마운틴>에도 단독 출연해 새 영화와 지난해 출연작 <수리남>에 대한 이야기로 눈길을 모았다.  

오는 20일 공개될 또 다른 웹 예능 <할명수>에는 영화 <교섭>의 주인공 황정민과 강기영이 출연해 만두를 빚으면서 의식의 흐름대로 끊이지 않는 입담을 펼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황정민은 14일 공개되는 골프 유튜브 채널(홍인규 골프TV)에도 등장해 적극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TV 보단 인터넷... 뉴진스의 독특한 행보
 
 웹예능 '할명수', 침착맨(이말년) 개인 채널에 출연한 그룹 뉴진스
ⓒ 할명수, 침착맨
 
지난해 7월 데뷔와 동시에 돌풍을 일으킨 뉴진스는 여타 아이돌 그룹과는 사못 다른 행보를 이어간다. 보통 새 음반이 나오면 인지도 높은 팀이라면 완전체 혹은 일부 멤버들이 TV예능에 얼굴을 내비치기 마련이지만 음악 방송을 제외하고 뉴진스가 출연한 TV 프로그램은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딱 하나에 불과하다.   

작년 10월 SBS <뉴진스 코드 in 부산>를 제작하긴 했지만 이는 여타 아이돌 마냥 여행 리얼리티였고 부산 EXPO 홍보가 주된 목적이었다. 이렇다보니 팬들 입장에선 갈증을 느낄만도 했지만 이를 해소시켜준 건 인터넷 개인 방송, 웹예능 출연이었다.  
먼저 지난 2일 1시간 30분 가까이 침착맨(이말년 작가)의 채널 생방송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의 인터넷 개인 방송 출연은 찾아보기 힘든 일 중 하나였기에 뉴진스의 선택은 파격에 가까웠다. 그런가 하면 <할명수>, <출발 아이돌 드림팀> 등 여러 웹 예능에도 연달아 출연하면서 색다른 웃음을 선사한다.

TV 예능의 영향력 약화, 대안 매체의 위상 강화
 
 Vivo TV '씨네마운틴'에 출연한 '유령' 박해수, '문명특급'에 등장한 영화 '아바타2' 출연진
ⓒ Vivo, 스브스채널
 
그렇다면 이들 배우, 가수들은 왜 TV 대신 웹 예능 등 인터넷과 모바일 중심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것일까? 이는 최근 TV 예능의 성격 및 위상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주로 극장을 찾은 2030세대, 케이팝 아이돌에 대한 관심이 높은 1020세대에게 TV는 예전 같이 절대적인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그들이 집중력 있게 시청하는 짧은 분량의 웹 예능이 더 효과적인 홍보 수단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문명특급>, <워크맨> 같은 장수 웹예능이 이를 증명해낸 데 이어 후발주자 프로그램들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대상이 된 것이다. <아바타2>의 주요 출연진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 역시 지상파 TV가 아니라 <문명특급>이라는 점은 이제 기존 TV 예능 못잖게 유튜브 속 웹예능의 위상이 올라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더불어 마땅히 출연할 만한 TV 예능의 부재도 이유가 된다. 각종 관찰 예능, 오디션 경연 등이 강세를 드러내고 요즘엔 일반인 중심 연애 예능이 대세가 되다보니 수년전에 비해 선택지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기껏해야 <미운 우리 새끼>, <라디오스타>, <전지적 참견시점> 정도로 제한적이다보니 웹예능으로 운신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아이돌 그룹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웹 예능, 인터넷 개인방송 출연이 되려 더 큰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한다. 르세라핌이 출연했던 지난해 10월 <튀르키예즈 온 더 블럭>은 인기 부캐 다나카(개그맨 김경욱) 등장과 맞물려 시리즈 자체 최고 조회수(574만뷰)를 기록하면서 이 팀의 예능감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불특정 다수 중심 TV를 공략하기 보단 범위가 축소되더라도 자유분방한 내용을 담을 수 있고 촬영 일정 조율에도 이점이 있는 유튜브 선호 추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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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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