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 귀화때 거짓말…채용 안돼" 빙상지도자연맹도 반대

장구슬 2023. 1. 1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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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 귀화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빅토르 안(37·한국명 안현수)이이 지난 12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성남시청에서 열린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직 공개채용 면접'에 참석하기 위해 대기실로 입장하고 있다. 뉴스1

러시아로 귀화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빅토르 안(38·한국명 안현수)이 지도자로 국내 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한국빙상지도자연맹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빙상지도자연맹은 지난 13일 성명서를 내고 “최근 빅토르 안과 김선태 등이 성남시청 코치에 지원했다”며 “성남시의 쇼트트랙 코치 공개 채용 과정을 보면 우려되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연맹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격려차 훈련장을 방문했을 때 폭행 피해로 부재중이었던 심석희가 감기로 나오지 못했다고 사실을 은폐하고, 거짓으로 허위보고를 한 사람이 김선태”라며 “김선태는 심석희 선수의 폭행 및 성폭력 피해가 올림픽 직후 드러나며 빙상연맹으로부터 지도자 자격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또 다른 지원자 빅토르 안은 한국 국적을 버리고 러시아로 귀화했을 당시 매국 논란이 일자 ‘이중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귀화 직전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간 사실이 추후 드러났다”며 “이중국적이 안 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간 뒤 몰랐던 척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맹은 “이 두 사람은 국내 지도자 활동이 어려워지자 자숙 대신 중국 대표팀을 선택했다. 베이징 올림픽 때 김선태는 편파 판정으로 중국이 메달을 따갔다는 의혹이 일자 ‘판정은 심판이 하는 것’이라는 말까지 뱉으며 올림픽 정신에 오점을 남기기까지 했다”면서 “직업 선택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그것이 스포츠의 최우선 가치인 공정을 넘어설 순 없다”고 비판했다

연맹은 “한국 빙상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건 비단 성적 때문이 아니다. 성적이라는 미명 아래 온갖 거짓으로 성폭력과 폭행 등 빙상계에 뿌리 박힌 범죄를 은폐해 왔기 때문”이라며 “한국 빙상이 국민께 다시 신뢰받고 사랑받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지도자의 정직한 직업윤리와 건강한 마음가짐”이라고 밝혔다.

성남시청을 향해서는 “성남시는 한국 빙상의 메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코치를 선임해 한국 빙상이 다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면서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고, 공정 대신 사익을 취하는 건 제대로 된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했다.

성남시청은 지난달 19일 빙상팀 코치 1명을 뽑는 공고를 냈다. 빅토르 안과,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중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김선태 전 감독 등 7명이 지원했다.

빅토르 안은 지난 12일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열린 면접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성남시는 오는 31일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중국 베이징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중국 대표팀 빅토르 안 기술 코치가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빅토르 안은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한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였다.

그는 2011년 당시 소속팀이었던 성남시청이 재정 문제로 빙상팀을 해체하자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러시아로 귀화한 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3관왕에 올랐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이후 빅토르 안은 선수 은퇴를 선언한 뒤 지도자로 변신했고,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중국 대표팀 코치로 활동했다.

빅토르 안은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뒤 다른 해외 대표팀으로부터 4년 장기 계약 제안을 받았지만, 이에 응하지 않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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