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發 리스크, ‘제2금융 뇌관’되나
제2 금융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가파른 금리 상승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 겹치면서 제2 금융권의 어려움이 증폭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PF대출 규모는 140조 6000억원으로, 2금융권이 빌려준 금액은 109조 8000억원이다. 2금융권의 PF대출 규모가 100조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특히 국내 보험사의 2021년 부동산 PF 대출의 총 잔액은 42조 25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국내 18개 은행(수출입은행 제외)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인 29조 161억원보다 13조96억원 많은 수준이다. 2019년 말 8조 8433억원에서 추가로 4조원 넘게 차이가 벌어졌다. 금융업권별 부동산 PF 취급 잔액은 보험, 은행, 저축은행 순으로 높다.
현재 제2 금융권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부동산 관련 대출 문턱을 높이는 추세지만, 이미 저축은행의 부동상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2018년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부동산PF 대출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2금융권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우선 저축은행권은 부동산 시장 냉각기 위험도가 더 높은 자산을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저축은행권 부동산 금융 자산 중 비아파트 비중은 85%, 후분양은 65%에 이른다. 반면, 시공사나 신탁사가 건물 공사를 완수하겠다고 밝힌 책임 준공 비중은 2%에 불과하다. 시공사가 부도날 경우 분양 시장의 위험도 증가할 것이다.
저축은행권 고객 76%가 다중채무자라는 것도 어려움을 더한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사상 처음 일곱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위험노출액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험노출액이 커지면 다중채무자의 상환 부담과 금융회사의 줄도산이 현실화될 수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제2 금융권 중 올해 산업과 신용 등급 전망이 모두 부정적인 곳은 저축은행권”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축은행권 수익성 지표 중 하나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021년 3분기 말 2.1%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4%로 1년 새 0.7% 포인트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고위험 부동산PF 자산 편입에 대한 규제상 패널티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캐피탈사의 가파른 위험노출액(익스포저) 확대도 주목했다. 캐피탈사들은 브릿지론의 일부를 부동산 담보가 아닌 일반담보대출로 분류해 규제 한도를 충족하며 관련 자산 확대를 지속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신평사 부여 등급 A등급 이하의 캐피탈사 그룹에서 브릿지론 비중이 빠르게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관련 부실을 방어하기 위해 부동산 PF 대출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그림자금융(은행시스템 밖에서 신용중개에 관여하는 기관)에 대한 관리 강도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PF 부실화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쌓아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만약 경기가 하락하면 부동산 PF 등 부실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갖추려면 결국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고, 자본 확충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PF 부실 우려에 따른 리스크 관리도 주 요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2018년 5조2000억에서 지난 6월 10조8000억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피에프 부실 우려가 커지자 피에프 대출 현황을 파악하며 비상대응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월 저축은행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부동산 관련 업종의 대출 쏠림현상, PF대출 사업 리스크 확대를 우려하며 리스크에 상응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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