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추위 못 견디는 사람, 왜? [그랬구나]

한성주 2023. 1. 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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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구나]는 건강한 생활을 위한 일상 속 궁금증을 다루는 코너입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조금만 찬 기운이 느껴져도 덜덜 떠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1년에 절반을 전기장판과 함께 잠들고, 늦가을부터 롱패딩을 꺼내는 등 평범한 사람들의 기준에서는 과한 추위 대응 태세를 갖춘다. 

추위를 견디는 능력은 타고난 것일까? 무엇이 사람들을 유독 춥게 만드는지 알아봤다. 이혜준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정환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김광준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았다.

‘시원하다’와 ‘춥다’를 가르는 기준점이 있나요?

이혜준 교수:
추위를 느끼게 하는 요소는 온도뿐 아니라 습도와 풍속까지 종합적입니다. 다른 기상요인을 제외하고 오직 온도만으로 측정했을 때, 우리 몸은 12도 미만이면 춥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해요. 

추위를 잘 타는 사람은 근육이 부실하기 때문이라는 말, 사실인가요?

이혜준 교수: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몸에서 발생하는 열의 40%가 근육에서 생성됩니다. 추울 때 몸이 떨리는데, 이는 몸이 체온을 올리고자 근육을 떠는 것입니다. 근육량이 많으면 몸에서 에너지나 열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죠. 또 근육에서는 다양한 호르몬을 만드는데, 그중 하나가 우리 몸의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으로 바꿉니다. 갈색지방은 체온을 조절하고 추운 환경에서 열을 발생시킵니다.  

살이 찌면 추위를 덜 탄다는 이야기의 진위가 궁금합니다.

이혜준 교수:
지방이 단열이나 보온 역할을 하는 것은 맞습니다. 열을 외부에 뺏기지 않도록 보호하고, 외부의 냉기가 몸속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차단해줍니다. 그렇다고 지방량과 추위에 대한 민감도를 단순비교할 수는 없어요. 지방의 분포 부위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양의 지방이 있어도, 팔이나 다리 등 말초 부위가 아니라 복부 쪽에 지방이 집중된 사람은 추위를 더 느낄 수 있죠. 

‘추위를 잘 타는 사람은 더운 지역 출신의 조상이 있을 것이다‘ 사실일까요?

김광준 교수:
유전적 요인이 있지만, 영향력은 약합니다. 체온 유지에는 혈액순환, 지방, 근육량이 총체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이들 각각의 요소를 결정짓는 유전자가 있지요. 하지만 인체는 항상성이 있습니다. 외부의 환경에 적응해 몸을 항상 같은 상태로 유지합니다. 더운 나라에 살던 사람이 추운 나라에 가면, 초기에는 유독 추위를 많이 탈 수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온에 적응하게 됩니다.

과도하게 추위를 느낀다면, 질병을 의심할 수도 있나요?

박정환 교수: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추위에 취약해집니다. 체온 유지에는 호르몬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갑상선은 호르몬을 만들고 저장하는 공장이자 창고입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생기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여름에도 더위를 느끼지 않게 돼요. 겨울철에는 비교적 따듯한 영상의 기온에도 심한 추위를 느끼게 되죠.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젊은층보다 노년층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10배가량 많아요. 갑자기 심한 추위를 느낀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항상 추위에 떠는 사람의 겨울나기 전략이 궁금합니다. 

이혜준 교수:
근육을 늘리고 복부지방을 감소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몸의 지방과 근육을 원하는 부위에 분포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니,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해요. 방한용품도 활용하기를 권장합니다. 몸에서 열을 가장 잘 빼앗기는 부위는 목입니다. 가장 온도가 낮은 부위는 귀인데요. 모자, 머플러, 귀마개를 착용하면 체온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김광준 교수: 심부체온이 떨어져 저체온증이 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특히 겨울철에 등산과 같은 운동을 할 때 주의해야 해요. 운동 후 땀이 나서 옷이 축축해진 상태에서 외부의 차가운 공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체온이 쉽게 떨어집니다. 체온이 떨어지고 있음을 스스로 알아채기도 어렵습니다. 의식 떨어지고, 말이 어눌해지면서 움직임도 굼떠진다면 위험을 감지해야 합니다. 

그랬구나. 근육과 지방은 조물주가 만든 롱패딩이다.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해도 계속 추위를 견딜 수 없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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