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원인은 군중 유체화… 개인 의지와 상관없이 떠밀려 다녀”

김판 2023. 1. 14. 04: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태원 참사 원인을 수사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참사가 발생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군중 유체화 현상'을 지목했다.

몰려든 인파가 마치 '유체'(기체와 액체)처럼 움직였는데, 개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군중에 떠밀려 다니다 넘어져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손제한 특별수사본부장은 13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참사 당일 오후 9시부터 '군중 유체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수본이 밝힌 이태원의 ‘그날’
오후 9시부터 마치 유체처럼 이동
10시15분쯤 동시다발로 넘어지고
10m에 걸쳐 수백 명 겹겹이 쌓여
이태원 참사 직전인 오후 10시15분에 사고가 난 골목길로 인파가 떠밀려 오는 모습. 특별수사본부는 이때 ‘군중 유체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특수본 제공

이태원 참사 원인을 수사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참사가 발생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군중 유체화 현상’을 지목했다. 몰려든 인파가 마치 ‘유체’(기체와 액체)처럼 움직였는데, 개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군중에 떠밀려 다니다 넘어져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손제한 특별수사본부장은 13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참사 당일 오후 9시부터 ‘군중 유체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10시15분쯤 사고 골목으로 많은 사람들이 떠밀려 내려오면서 동시다발적으로 넘어졌고, 넘어진 사람들 뒤편으로 계속해서 인파가 밀리며 군중 압력에 의해 158명이 질식 등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특수본에 따르면 당일 오후 5시부터 인파는 계속 증가했다. 인파 관련 112 신고가 처음 접수된 오후 6시34분, 사고가 발생한 골목은 이미 주변인과 접촉 없이는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오후 8시30분부터는 세계음식문화거리로 모여드는 인파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세계음식문화거리와 이태원역을 연결하는 사고 골목을 중심으로 극심한 정체도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오후 9시부터는 사고 발생 골목을 중심으로 한 T자형 삼거리에서 ‘군중 유체화 현상’이 발생했다고 특수본은 판단했다. 더 이상 개인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떠밀려 다니는 수준이 됐다는 얘기다. 부상자들도 조사에서 “인파에 밀려 강제로 사고 지점으로 가게 됐다” “떠밀려 가는 느낌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결국 오후 10시15분 군중이 빠른 속도로 좁은 골목으로 떠밀려 내려오다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참사로 이어졌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오후 10시15분 첫 전도(넘어짐)가 발생한 이후 약 15초간 뒤편에서 따라오던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전도되는 상황이 4차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황을 모르는 위쪽 인파가 계속 밀려 내려오는 상황이 오후 10시25분까지 10분간 지속되면서 10m에 걸쳐 수백 명이 겹겹이 쌓이고 끼이는 압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외국 선행 연구에 따르면 1㎡당 7명 정도가 밀집하면 군중 유체화 현상이 벌어지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분석한 참사 당시 군중밀도는 1㎡당 최대 10.74명이었다. 골목의 폭은 평균 4m 안팎에 불과한데, 각종 불법 건축물로 인해 사고 발생 지점의 폭은 3.199m로 좁아져 있었다. 특수본 자문을 맡은 박준영 금오공대 교수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224~560kg 무게의 힘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