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격노와 장제원의 거친 비난…'나경원과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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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 대사 직에서 해임했다.
나 전 의원이 이날 오전 사직서를 제출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뿐만 아니라 사의를 밝히지 않은 기후환경 대사까지 모두 해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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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사직서 제출 강행에 분노한 듯
장제원, 거친 언사 쏟아내며 尹 대변
친윤과 완전한 결별…羅 향후 행보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 대사 직에서 해임했다. 나 전 의원이 이날 오전 사직서를 제출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뿐만 아니라 사의를 밝히지 않은 기후환경 대사까지 모두 해임한 것이다. 해외 순방을 마친 뒤 인사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사표 수리'가 아닌 중징계 '해임'을 선택하고 후임 인사까지 전격적으로 결정한 점에서 나 전 의원을 향한 윤 대통령의 분노가 적지 않음을 짐작케했다. 장관급 인사에 대한 '해임'은 정권별로 한두 번도 보기 힘든 매우 이례적인 조치다. 대통령실은 이날 후임 인사를 발표하며 '해임'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분노의 배경에는 중요한 공직을 맡겼음에도 정치 활동 비중을 높여가는 나 전 의원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인내심이 바닥을 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나 전 의원의 "출산 시 대출 탕감" 발언으로 촉발된 논란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결부돼 과대해석된 일이 대표적이다.
또한 중요한 해외 순방을 앞두고 여론의 초점이 나 전 의원 거취 문제로 집중되면서 성과가 묻힐 수 있다는 우려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사의를 사실상 반려하며 상황을 관리하려 했지만 나 전 의원이 이를 뿌리치고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는 것이다.
나 전 의원이 이날 오전에 올린 글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나 전 의원은 "잠깐의 혼란과 소음이 역사의 자명한 순리를 가리거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 대통령과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었다. 오후에는 충북 단양에 위치한 구인사를 찾은 일정도 공개했는데, 구인사는 다름 아닌 윤 대통령 내외가 대선 전후에 각각 방문했던 곳이다.
해임 조치 직후 나 전 의원을 향한 친윤계 의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은 "국익을 위해 세일즈 외교를 나가시는 대통령의 등 뒤에다 대고 사직서를 던지는 행동이 나 전 의원이 말하는 윤 대통령과 정부를 위하는 길이냐"고 따져 물었고, 박수영 의원도 "제2의 유승민은 당원들이 거부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장 의원은 "위선적 태도", "친윤을 위장한 비겁한 반윤", "반윤의 우두머리", "전형적인 약자 코스프레", "최소한의 예의도 망각", "오로지 자기 정치만 하는 사람" 등 이례적으로 거친 언사를 쏟아냈는데, 이는 윤 대통령의 의중을 대변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향후 나 전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결정하더라도 '윤심' 후보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졌다.
대통령실의 해임 조치가 발표된 지 약 3시간 만에 나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며 "어느 자리에 있든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짧은 입장을 내놨다.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출마 수순으로 보는 분위기다.
대신 나 전 의원 측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찍어서 요청했다' '퍼스트 클래스 타고 장관급 의전을 받았다' 등 친윤 진영의 공세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요구한 바 없고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이용한 적도 없다"며 "사실과 다르기에 바로잡는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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