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 200년간 서있던 ‘거인 유골’, 영원한 안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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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이후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박물관에 전시됐던 '아일랜드 거인'이 마침내 영원한 휴식을 얻게 됐다.
CNN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왕립외과대학(RCS) 소속 헌터리언 박물관이 '찰스 번의 유골'을 더 이상 전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영국 왕립외과대학은 오는 3월 5년 간의 보수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할 헌터리언 박물관의 전시 목록에서 찰스 번의 유골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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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성 지적 끝에 더 이상 전시하지 않기로 결정
사망 이후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박물관에 전시됐던 ‘아일랜드 거인’이 마침내 영원한 휴식을 얻게 됐다.
CNN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왕립외과대학(RCS) 소속 헌터리언 박물관이 ‘찰스 번의 유골’을 더 이상 전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찰스 번의 유골은 이 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전시품 중 하나다.
찰스 번은 18세기 아일랜드에 거주했던 남성으로 ‘거인증’으로 알려진 병을 앓았으며 약 230㎝의 키로 ‘아일랜드의 거인’이라고 불렸다. 번은 자신의 거대한 체구를 스스로 구경거리 삼고 돈을 받음으로써 생계를 꾸렸지만, 사망한 이후에는 해부학자 등의 관심으로부터 벗어나 편히 쉬기를 원했다.
하지만 번의 소원은 이뤄지지 못했다. 헌터리언 박물관을 소유하고 있던 외과의사 존 헌터는 번이 사망한 1783년, 번의 지인 중 한 명에게 뒷돈을 지불해 시신을 탈취했다. 번의 지인은 관에서 시신을 빼내고 무거운 물체를 대신 넣음으로써 사람들을 속였다. 그 결과 번의 유골은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20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박물관에 전시돼 관람객들의 이목을 끄는 데 이용됐다.
그러다 지난 2011년, 윤리학자 렌 도얄과 변호사 토마스 마인저가 번의 유골 전시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번의 영면’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이들은 논문에서 “번은 자신이 죽으면 본인의 시신을 바다에 수장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번은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수백년간 고통받아야만 했다”고 꼬집었다.
영국 왕립외과대학은 오는 3월 5년 간의 보수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할 헌터리언 박물관의 전시 목록에서 찰스 번의 유골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번의 죽음으로부터 240년이 흘러 이뤄진 결정이다.
박물관 측은 “존 헌터와 같은 18세기 해부학자들과 외과 의사들은 오늘날엔 윤리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방식으로 많은 표본을 얻었다”며 “이와 같은 유해들은 앞으로도 진지한 논의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류동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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