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증발에 실적도 `우수수`…증권사 순위 `지각변동`
[한국경제TV 박찬휘 기자]
<앵커>
증권업계가 지난해 증시 침체 여파에 실적 쇼크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메리츠증권이 발군의 실력으로 영업이익 기준으로 업계 2위로 올라선 가운데 이른바 `1조 클럽`을 자랑하던 대형사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넘치던 시중자금리 사라지자 업계 순위에도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박찬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주요 증권사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6,600억 원.
지난 2021년도에 기록한 7조7,600억 원 대비 40% 가량 줄었습니다.
특히 지난 4분기 영업이익도 1조4,600억 원에 그치면서 1년 전보다 20% 가량 줄어들습니다.
채권평가 손실과 자기자본매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중에 유동성이 대거 공급됐던 2021년 한국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5개사가 1조클럽에 이름을 올린지 불과 1년만에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지난해 증시 침체 속에 리테일 실적 뿐 아니라 IB(기업금융)와 WM(자산관리) 부문 이익이 일제히 축소된 영향이 컸습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쉽지 않은 환경에도 1년전과 큰 차이 없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업계 2위로 올라섰습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9,4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정태준 / 유안타증권 연구원 : 지난해 IB 수수료가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체 이자 회수와 비상장주식 평가익·파생 관련 이익 등 영업외수익 증가분이 이를 상쇄하며 업종 내에서 가장 우량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계속된 채권 운용 실적 부진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3분의 2가 사라지면서 체면을 구겼습니다.
지난해 운용 손익 개선이 더딘 데다가, 브로커리지와 IB 등 수수료 이익까지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백두산 /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763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IB 관련 수수료는 627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6%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시황에 따라 실적이 연동되는 증권업 특성상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난해와 같은 패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세계적인 긴축 통화정책이 멈추면서 하반기부터 다시 순위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최근 증권주 상승은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
박찬휘 기자 pch8477@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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