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금리인상’에도 증시 2380선 회복…美 '물가둔화' 호재
한국은행의 새해 첫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도 코스피는 한달여 만에 2380선을 회복했다. 미국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다.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대신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시장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89% 오른 2386.09에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5715억원)와 기관(2413억원)이 8128억원어치 동반 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피는 장중 2397.01까지 오르며 2400선 턱밑까지 상승했다. 오후 들어 개인 순매도 물량이 늘면서 상승 폭은 일부 반납했다. 종가기준으로 238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14일(2399.25) 이후 한달여 만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SK하이닉스(-1.27%)를 제외하고 대부분 상승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0.5% 상승한 데 이어 LG화학(1.1%)ㆍ현대차(1.5%)ㆍ네이버(0.52%) 등도 모두 빨간불(상승)을 켰다. 이날 코스닥도 전날보다 0.14% 오른 711.82에 마감했다. 사흘째 상승세다.
국내 증시가 오른 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보다 ‘미국 물가 둔화 조짐’에 시장의 관심이 더 쏠렸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의 베이비스텝 결정은 금융투자업계의 예상과 부합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자본시장 전문가 설문에서 응답자의 67%가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뿐이 아니다. 이달을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이 멈출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한은이 금리 인상 효과를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연속적인 금리 인상의 시대는 끝났다고 판단한다”며 “이번 인상을 끝으로 올해 4분기에는 금리 인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은 예견된 금리인상보다 간밤에 불어온 미국발 훈풍에 반응했다. 미국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6.5%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소폭이다. 12월 CPI는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했다. 전월보다 CPI가 하락한 것은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이 때문에 Fed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베이비스텝(0.25%포인트)으로 낮출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Fed의 긴축 속도 조절 가능성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3개월간 미국 내 물가 상승 압력은 어느 정도 진정됐다고 판단한다”며 “현재 추세라면 올해 상반기 안에 CPI 상승률이 3% 초반까지 빠르게 둔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시장이 미국의 긴축 완화에 지나친 기대를 거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Fed는 금융자산 급등을 억제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다음 달 FOMC에서 굉장히 매파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통화 정책 속도 조절 기대로 단기간에 금융자산 가격이 오른다면, 낙폭도 훨씬 커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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