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침대서 떨어져 사망…中여대생 목숨 앗은 '15㎝ 펜스'
중국 쑤저우(蘇州)의 한 대학 기숙사에서 잠을 자던 여대생이 이층 침대에서 추락해 숨진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침대에 설치된 추락 방지 펜스는 15㎝에 불과했다.
지난달 3일 새벽 0시 30분쯤 중국 쑤저우 정보기술대학에 재학 중이던 쑹(宋ㆍ22)모씨가 기숙사 이층 침대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래층에 있던 동료가 발견해 119에 신고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고 수술이 진행됐다. 하지만 뇌를 다친 쑹씨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했고 결국 이틀 뒤인 5일 오후 7시경 세상을 떠났다.
사건이 알려진 건 코로나 봉쇄 해제로 학교 출입이 가능해진 뒤 유가족이 쑹씨의 기숙사를 찾아가면서였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유족들이 확인한 이층 침대의 높이는 바닥에서 1.9m였다. 그런데 이층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설치된 추락방지펜스는 불과 15㎝ 높이로, 매트리스 높이를 제외하면 방지펜스가 올라온 부분이 2㎝에 불과해 사실상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구조였다.
중국 국가표준화관리위원회는 지난 2016년 이층침대 추락 방지 펜스의 높이를, 매트리스를 제외하고 20㎝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한 바 있다.
유족들은 “학교 측이 부실한 이층침대를 설치해 딸이 사망에 이르렀음에도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과 한번 없었다”며 “의료비와 장례비만 해도 20만위안(3700만원)이 넘게 들었는데 학교 측은 보상금으로 5만위안(950만원)만 지급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또 학교 측이 사고 이후에도 여전히 이층침대를 교체하지 않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안전에 유의하라고 전달한 것이 전부라고도 지적했다. 이들은 학교와 침대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브룩실즈 괴롭힌 진짜 가해자, 돈 받고 누드 허락한 부모였다 | 중앙일보
- 혼숙 넘어 한 침대서 잔다? 연애 예능, 이러다 망하지 | 중앙일보
- 전 부칠 때 달걀, 깨기 전 꼭 이렇게 해야 식중독 예방 [건강한 가족] | 중앙일보
- "주유 1번 1700만원"…67억 펑펑 대통령 카드내역에 브라질 발칵 | 중앙일보
- 같은 필로폰인데…돈스파이크 집유, 중견가수 실형 가른 변수 | 중앙일보
- 시속 64km로 충돌했는데 실내 멀쩡...'아이오닉5' 30억 실험 | 중앙일보
- ‘박항서호’ 베트남, 태국과 미쓰비시컵 결승 1차전 극장골 무승부 | 중앙일보
- '현대家 며느리' 리디아 고가 골랐다…19만원짜리 결혼 답례품 | 중앙일보
- 삵에 속절없이 당한 황새...멸종위기종 서식처 '정주영 유산' | 중앙일보
- 승객들 다 태우고 눈청소...그 뒤 꼭 지켜야 하는 시간 'HOT'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