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강원 70㎝ 눈폭탄 온다…2년전 악몽 떠올린 기상청의 경고

천권필 2023. 1. 1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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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강원 화천군 화천천 일원 산천어축제장에서 공무원 및 축제 관계자들이 대형 눈조각 방수 작업을 하고 있다. 화천군은 이날 겨울 폭우로 인한 안전사고를 우려해 축제 운영을 하루 중단하기로 긴급 결정했다. 화천군

제주도에 3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가운데, 주말인 14일부터는 기온이 내려가면서 비가 눈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원도에는 최대 70㎝가 넘는 폭설이 쏟아질 것으로 보여 눈 피해가 우려된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강한 남풍과 함께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제주도 산지와 경남 남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50㎜ 안팎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 12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제주 삼각봉이 379㎜, 경남 거제(양지암) 123㎜, 전남 광양(백운산) 90㎜, 서울 36.3㎜를 기록하고 있다. 비는 오후에 대부분 그치겠으나, 강원도와 제주도, 일부 경기도와 충청, 전북에는 밤까지 이어지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주말 비가 눈으로…강원 70㎝ 눈폭탄 예고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주말인 14일에는 기온이 점차 내려가면서 강원 산지와 동해안은 새벽부터, 수도권과 강원 내륙, 충북, 경북은 오후부터 밤사이에 비가 눈으로 바뀌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해상에서 강한 눈 구름대가 발달하면서 강원 지역에는 14일부터 주말을 지나 16일까지 집중적으로 많은 눈이 쏟아질 전망이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동해상에서 많은 수증기가 응결돼 눈구름대를 만들고 대기 하층의 기류를 따라서 유입되는 과정에서 많은 눈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36~48시간 정도 지속적으로 강한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14일~16일 예상 적설량은 강원 산지와 강원 북부 동해안은 20~50㎝이고, 많은 곳은 70㎝ 이상 쌓이는 곳도 있겠다. 강원중·남부동해안과 경북 북동 산지에도 10~30㎝, 많은 곳은 40㎝ 이상의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는 1~3㎝, 경기 동부와 충북 북부, 경북 북부에는 2~7㎝의 눈이 내릴 전망이다.


2년 전 폭설 대란 반복되나…“대비 없이 갔다가는 고립될 수도”


2021년 3월 2일 오전 대설경보가 내려진 강원도 강릉에 눈이 펑펑 쏟아지는 가운데 운전자가 출근하기 위해 차에 가득 쌓인 눈을 치워내고 있다. 뉴시스
기상청은 이번 폭설이 2년 전인 2021년 3월 1일 강원도에 큰 피해를 일으켰던 대설 상황과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최대 90㎝에 이르는 눈폭탄이 쏟아지면서 강원 지역에서 총 5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94명이 다쳤다. 또, 연휴를 동해안에서 보내고 돌아가는 귀경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요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했다.

이번 폭설 역시 교통사고는 물론 시설물 붕괴 위험도 큰 상황이다. 특히, 강원 산지의 경우 16일까지 눈이 지속해서 내리는 데다가 낮은 구름으로 인해 짙은 안개까지 낄 것으로 보여 교통사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스노우체인 같은 월동 장비를 챙기지 않는 등 준비 없이 강원도로 여행을 갔다가는 자칫 도로에서 고립될 수 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강원 영동에는 70㎝ 이상 눈이 쌓일 수 있어서 제대로 된 대비 없이 갔다가 고립되거나 사고가 나서 차량이 오도 가도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월동 장비를 꼭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이번 눈은 지난해 말 전라 지역에 퍼부었던 건설(乾雪, 마른 눈)이 아닌 많은 수증기를 머금은 습설(濕雪) 형태로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습설은 습기를 머금고 있어서 눈 결정이 크고 일반적으로 내리는 눈보다 2~3배가량 무겁다. 가로 10m, 세로 20m인 소형 비닐하우스에 습설 50㎝가 쌓이면, 눈의 무게만 30t(톤)이 될 수 있다. 덤프트럭(15t) 두 대에 깔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기에 건물의 내부에서 열이 올라오면서 마치 접착제와 같이 내리던 눈이 달라붙어 잘 쌓이게 된다. 이에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비닐하우스나 가건물같이 약한 구조물이 붕괴되는 등 시설물 피해도 우려된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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