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中 규제에 생명공학·배터리 제외"…반도체·AI 집중할 듯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추진 중인 미국 기업의 국외 투자 통제 대상에서 생명공학과 배터리 기술은 제외될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통제 범위를 반도체와 양자컴퓨터, 인공지능(AI) 분야로 국한해 집중 규제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현재 백악관이 미국 기업의 중국에 대한 투자 통제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작성하고 있으며, 여기에 생명공학과 배터리 기술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규제의 범위를 좁히되, 더 집중적이고 표적화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군사력 발전을 제약하겠다는 목표로 AI와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 지난해 10월엔 미국 기업의 반도체 기술과 장비에 대한 대중(對中)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같은 정책은 의도적으로 중국을 죽이려고 목을 조르는 것”이라 표현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중순 주요 장관들을 만나 새로운 행정명령 초안을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악시오스는 당초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행정명령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향후 수개월에 걸쳐 동맹국과 충분한 협의를 거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행정명령의 잠재적 영향에 대해 동맹국·파트너와 협의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재무부는 미국 내 외국인 투자를 승인하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산하에 두고 있다. 미국 기업이 거래하면 안 되는 제재 명단을 관리하고 있어 새 행정명령 이행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온라인 매체 세마포는 지난해 12월 재무부 관리들이 금융서비스 산업의 민간 부문과 싱크탱크에 새로운 행정명령에 대한 피드백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관리회사인 블랙록, 사모펀드 KKR, 벤처캐피털 세쿼이아 등 중국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해온 회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부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현대적이고 효과적인 규제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분명히 말하자면, 미국 기업이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방식의 투자를 하는 것보다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정부 내에서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뿐 아니라 중국인이 창업자인 기업에 대한 투자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미국에서 유학했거나 오래 근무한 중국 국적자가 창업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제한될 수 있다.
악시오스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다음 달까지는 백악관이 새 행정명령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 당국자는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과 행정명령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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