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이태원 참사, 기관들 과실 중첩" 결론…24명 입건·6명 구속
과실범의 공동정범 법리 적용해
서울경찰청장 등 23명 검찰 송치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최태원 기자]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태원 압사 참사’는 재난안전 예방과 대응 의무가 있는 경찰·지방자치단체·소방 등의 기관들이 사전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은데다 사고 직후에도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는 등 과실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최종 결론냈다. 특수본은 관련 피의자 23명을 과실범의 공동정범으로 묶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특수본은 13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이태원 참사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수본 출범 후 74일 만의 결론이다. 특수본은 지난해 11월1일 이태원 참사의 진상 확인과 책임 규명을 위해 출범했다. 그동안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제보 영상 등 180여 점을 확보해 분석했고, 2차례에 걸친 국립과학수사원(국과수)과 합동 감식을 진행해 사고장소를 계측하는 등 단위 면적(㎡)당 인파의 밀집도를 확인했다. 아울러 정부기관·지자체·서울교통공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14만여점을 분석하고 사건관계자 538명을 조사했다.
특수본은 그간 수사를 통해 이태원 참사는 경찰·지자체·소방·교통공사 등 기관들의 부정확한 상황판단, 상황전파 지연, 구호조치 지연 등 과실이 모여 발생한 것이라고 최종 판단했다. 손제한 특수본부장은 "이태원세계음식거리 일대 다중이 운집할 경우,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기관들이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사고 전 구조 신고 등을 접수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이같이 여러 과실범의 총합의 결과로 참사가 발생했다고 보고 이들 기관의 피의자들을 공동정범으로 엮는 법리를 적용했다. 과실범의 공동정범이란 두 명 이상의 사람이 범죄를 공모하지 않았더라도 공동의 과실로 범죄 결과를 일으켰다고 인정되는 경우 공범으로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앞선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성수대교 붕괴사건, 세월호 사건 등에 대해 대법원이 인정한 법리다.
특수본은 그간 수사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24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6명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구속 송치된 피의자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원준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이다. 불구속 송치된 피의자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17명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구속의 필요성·상당성 등을 고려해 불구속 송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입건한 피의자 가운데 수사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용산서 정보계장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특수본은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경찰청 등 기관에 대해선 구체적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입건자 없이 수사를 종결했다. 구체적으로 행안부의 경우는 재난안전법상 특정 지역의 다중운집 위험에 대한 구체적 주의의무가 부여돼 있다고 보기 어렵고, 대규모 인명피해 결과 발생에 대한 예견 가능성과 회피 가능성이 없는 등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특수본 시각이다. 서울시 또한 용산구 특정 지역의 다중운집 위험에 대한 구체적 주의 의무가 부여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경찰청에 대해선 자치경찰제 시행 후 법령상 다중운집 행사 안전관리 사무는 자치경찰의 영역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이 밖에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에 대한 고발건을 포함해 고발 7건, 진정 21건에 대해서는 불송치 또는 입건 전 조사종결 예정이다. 아울러 수사 초기 제기된 '토끼 머리띠', '각시탈' 등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선 사고 원인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해 입건 전 조사종결 처리했다. 특수본은 범죄에 이르지 않은 직무상 비위가 발견된 15명에 대해선 관련자 징계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당 기관에 통보 조치했다고 부연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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