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그룹, 올해 키워드는 '신약'과 '직판'

이춘희 2023. 1. 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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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시밀러 넘어 ADC 등 신약 개발
헬스케어, 유럽 이어 미국도 직판 체제 구축
제약, 적극적 파이프라인 확대 추진
인천 송도 셀트리온 2공장 전경./인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셀트리온그룹이 새해를 맞아 각 계열사들의 신성장 비전 및 주요 업무 목표를 공개했다. 셀트리온은 기존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넘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신약 개발에 매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본격적인 해외 직판 체제 구축에 나서며 수익성 향상에 도전한다.

셀트리온, 시밀러 넘어 ADC 등 신약 개발

셀트리온은 올해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다양한 항체 신약 개발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초기 개발 물질 중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선별해 ‘패스트 팔로잉(Fast Following)’ 하는 전략을 토대로 다양한 항체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ADC 항암제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ADC는 항체(antibody)와 약물(drug)을 접합(conjugate)한 의약품이다. 암 항원과 결합하는 항체와 암을 죽일 수 있는 세포 독성약물(페이로드)을 링커로 연결해 마치 유도미사일처럼 암세포에만 효과적으로 독을 투하할 수 있어 차세대 항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연달아 기술 이전 빅딜이 나오는가 하면 위탁개발생산업체(CDMO)에서도 생산 시설 구축을 천명하는 등 바이오 업계의 주력 모달리티(치료 접근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피노바이오와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기술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최대 15개 타깃에 피노바이오의 ADC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모든 옵션이 실행될 경우 총 계약규모가 무려 12억4280만달러(약 1조5370억원)까지 불어날 수 있는 대형 계약이다. 이에 더해 지분 투자 및 공동연구 계약도 체결해 장기적 파트너십도 구축했다. 또한 영국의 ADC 전문개발사 '익수다 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국내외 협업·투자를 통해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셀트리온 항암제 '허쥬마' 완제 공정 모습./인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지난 9일에는 미국 바이오테크 라니 테라퓨틱스(Rani Therapeutics)와 먹는 항체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계약도 맺었다. 기존의 정맥(IV) 또는 피하(SC) 주사제형의 의약품을 경구형으로 바꾸는 캡슐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먹는 '우스테키누맙' 의약품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우스테키누맙은 얀센(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이 개발한 '스텔라라'가 오리지널 의약품이다. 건선,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치료제다. 존슨앤드존슨에 따르면 2021년 91억3400만달러(약 11조2986억원)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다. 물질특허가 미국은 오는 9월, 유럽은 2024년 7월 만료돼 바이오시밀러 시장 개장을 앞두고 치열한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 같은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기 위해 올해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를 완공할 계획이다. 1만33㎡ 대지면적에 지하 1층~지상 6층의 규모로 R&D와 공정개발, 임상 등을 복합적으로 수행하는 원스톱 대규모 연구센터다. 오는 4월 입주를 시작해 300명 이상의 바이오·케미컬 등 연구개발 전문 직원들이 근무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향후 신약 개발 뿐 아니라 전체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개발 역량을 향상하는 핵심 기지로 꾸려간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유럽에 이어 美 직판 도전

셀트리온 제품들의 해외 판매를 맡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유럽 시장 내 직판을 모든 제품으로 확대하는 한편 셀트리온의 미국 법인 셀트리온USA를 인수해 올해부터 미국에서도 직판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유럽과 미국에서 기존 제품의 처방 성장과 신규 제품의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유럽 내 판매는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램시마'는 지난해 2분기 54%의 시장 점유율로 처방 1위 자리를 유지했고, '트룩시마'와 '허쥬마'도 같은 기간 각각 24%, 13%의 점유율로 바이오시밀러 처방 선두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직판 중인 세계 최초의 인플릭시맙 피하주사(SC) 제형 '램시마SC'는 유럽 출시 첫 해인 2020년 시장 점유율이 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분기엔 12%로 직판을 통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유플라이마' 40㎎ 0.4㎖ [사진제공=셀트리온헬스케어]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에서도 직판 체계 구축과 함께 신제품 출시를 이어간다. '베그젤마(베바시주맙)'를 올해 상반기, '유플라이마(아달리무맙)'를 하반기 출시한다. 미국 내 베바시주맙 시장은 3조원, 아달리무맙 시장은 2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특히 유플라이마는 오리지널인 '휴미라'와 동일한 고농도 제형(HCF)으로 개발됐고, 통증을 유발하는 구연산염도 제거해 환자의 투여 편의성을 개선했다. 특히 휴미라와 유플라이마 간의 상호교환성(interchangeability) 입증을 위한 글로벌 임상 3상도 진행해 경쟁력을 제고할 에정이다.

이 같은 바탕에는 올해부터 본격 시작되는 미국 내 직판이 있다. 지난해 미국 의약품 유통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USA를 인수하는 한편 미국 사업을 총괄할 최고사업책임자(CCO)를 비롯한 세일즈 전문 인력 채용을 마무리하는 등 직판 성공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제약, 적극적 파이프라인 확대

셀트리온제약은 차세대 개량신약 개발과 신약 발굴 등 케미컬 파이프라인 확대에도 나선다. 2028년까지 비후성심근증 치료 신약을 비롯해 신약, 개량신약 및 고부가가치 제네릭 등 12개 품목 출시를 목표로 한다.

셀트리온제약은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군에 대한 권리 자산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개량신약 개발과 수익성 확대를 위한 생산 내재화에 속도를 올릴 예정이다. 다케다에서 인수한 당뇨병 치료제 ‘네시나’와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는 각각 2026년, 2027년까지 물질 특허가 유지돼 특허를 기반으로 한 개량신약 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으로 기존 제품군과의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특히 네시나와 이달비는 셀트리온제약 자체 생산시설을 통한 생산 내재화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제약은 순차적으로 내재화를 진행해 수익성 확대는 물론 제품 공급의 안정성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연내 일부 품목의 생산 허가 제출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는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확보 및 비용 효율 강화에 집중해 안정적인 재무구조 구축을 추진한다. 또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투자대상을 물색하고,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도 검토한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온라인 사업 비중을 대폭 늘리고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 수익성을 강화한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현재 공중파 편성을 마친 2편의 신규 드라마를 포함해 올해 총 4편의 신규 드라마 제작을 기획하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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