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수출 확대 위한 원전·플랜트 분야 대책회의
플랜트 관련 금융한도 증액도 필요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한국무역협회가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정만기 부회장 주재로 ‘제3차 수출 애로 타개 및 확대를 위한 업종별(원전·플랜트·엔지니어링 산업)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 한국플랜트산업협회,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한국산업연합포럼 등 업종별 협단체와 원전·플랜트·엔지니어링 수출 기업, 산업통상자원부 소관과 담당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전날 열린 회의에서 정 부회장은 "우리 수출은 위축이 예상되지만, 세계 플랜트 시장은 작년 2조1000억달러에서 올해 2조2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인 점을 감안할 경우 플랜트 수출 노력을 강화함으로써 수출 부진을 만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아세안 시장 및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에너지·인프라 시장에 대한 선점 전략과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 관련 수요에 대비해가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또 “고부가가치 산업인 엔지니어링 분야의 수주 역시 공사·건설 수주로 쉽게 이어지는 점을 감안해 기술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정부는 해외 사업 타당성 조사 예산 지원 확대, 설계·감리·프로젝트 관리 자문(PMC) 등에 대한 교육 확대, 국내 실적 축적 기회 제공, 전문 인력 공급 등을 통해 업계를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진 업종별 발표에서 최운서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 경영전략실장은 “원전 업계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모든 민관 역량을 결속하고 있다"며 “플랜트 건설의 경우 수십조 원 규모의 재원 조달과 10년 이상의 건설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대규모 장기 자금의 안정적 조달을 위한 금융 경쟁력 확보와 금융 구조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대형 원자로를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는 원전 수출 국가 지원 체계가 소형모듈원자로(SMR)과 초소형모듈원자로(MMR)까지 확대되기 위해서는 금융 지원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현재 공기업이 독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SMR이나 MMR의 경우 민간 기업에게도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민간 기업들이 캐나다와 같은 해외 소형 원전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문호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전략기획본부장은 “아세안·인도의 인프라 프로젝트,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 수요, 고유가 수혜 지역인 중동의 에너지·인프라 발주 확대와 원전 수출 추진은 올해 엔지니어링 수출의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며 “진출 예정국의 경제 상황, 프로젝트 규모에 따라 예비 타당성 조사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고, 수주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대한 비용의 지원 범위와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이어 “저가 투찰을 유도하는 국내 입찰 방식을 개선해 가격 보다는 기술 경쟁력이 있는 업체가 선정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며 “수주 실적 축적이 확대된다면 엔지니어링 업계의 해외 진출 기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보성 한국플랜트산업협회 팀장은 현재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이 제공하고 있는 K-ECA 예산으로는 초고위험, 저(低) 신용도, 재건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 참여 시 경쟁적인 금융안을 도출하기가 어려워 수주를 실기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ECA 지원 시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중심으로 판단해 경쟁력이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금리 혜택 지원, 특별 계정 적용 국가 및 지원 범위 확대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EDCF 예산 증액과 프로젝트별 지원 한도의 확대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국무역협회는 회의에서 제기된 애로에 대한 구체적 정책 대안을 마련해 산업통상자원부·국토부 등 관계 부처에 건의할 계획이다. 한편, 다섯 차례의 업종별 대책회의 중 네 번째로 개최될 차기 회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정보통신 업종을 중심으로 18일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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