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때리는 감독대행 언제까지…쉽지 않은 흥국생명 정상화
이형석 2023. 1. 13. 07:01
흥국생명 배구단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지난 1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현대건설전. 김대경(36) 흥국생명 감독대행은 경기 전부터 바삐 움직였다. 신문·방송 인터뷰를 소화하고, 전력분석관과의 회의도 진행했다. 여기까지는 감독의 일반적인 업무와 비슷하다.
하지만 김 대행은 직접 공을 때리고 선수들에게 공을 토스하는 역할까지 했다. 선수들의 공격, 리시브 훈련을 돕는 것이었다. 반면 상대편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며, 컨디션을 체크했다. 김대경 대행은 코치와 감독 업무를 모두 하느라 경기 구상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훈련 때도 마찬가지다. 6명씩 팀을 나눠 훈련을 진행하려면 최소 3명의 코치(훈련 보조 포함)가 필요하다. 권순찬 감독, 이영수 수석코치가 떠난 흥국생명에는 현재 두 명의 코치만 남아있다. 여자부 7개 구단의 코치 등록 인원은 3~4명이다.
김대경 대행은 "그동안 벤치에서 팀을 지휘한 경험이 없어서 어려움이 많지만, 팀에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나까지 팀을 떠나면 선수단을 이끌 스태프가 (사실상) 없다. 일단 선수들을 위해서 남기로 했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윗선 개입' 논란 속에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임형준 흥국생명 대표이사 겸 구단주는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르다"며 권순찬 감독을 지난 2일 경질했다. 이어 이영수 수석코치도 5일 GS칼텍스전(3-1 승) 한 경기만 지휘하고 팀을 떠났다. 흥국생명은 정식 계약하지 않은 채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닷새 만에 고사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구단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 김 대행에게 코치진 인원 충원을 제안했다. 30대의 두 코치 모두 지도자 경력이 적다. 김대경 감독대행은 이번 시즌 흥국생명에 합류했고, 최지완(31) 코치는 지도자 경력 1년 차다. 김 대행과 김연경(35·흥국생명)은 고교 졸업년도가 같다. 김 대행은 "지금 외부에서 누가 들어온다고 해서 팀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2위 흥국생명은 11일 선두 현대건설전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석패했다. 1·2세트를 내주고도 3·4세트를 따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양 팀의 승점 차는 5점 차로 조금 벌어졌지만,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을 여전히 추격권에 두고 있다. 우승을 위해 팀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김대경 대행은 "구단에 (새) 감독님이 빨리 부임하셔야 한다고 건의했다. 새 지도자가 오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팀을 이끌겠다"고 했다.
새 감독 영입은 쉽지 않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흥국생명 감독직에 대한 거부감이 더 커졌다. 구단 관계자는 "차기 사령탑은 신중하게 모셔야 한다. 백지상태에서 다시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감독이 아닌 이상 지금 당장 흥국생명으로 올 분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흥국생명전에 나선 현대건설 양효진은 "감독님이 시즌 중에 떠나다 보니 팀 분위기가 잘 잡히지 않는 듯한 인상이었다. 당연히 팀 분위기가 좋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흥국생명의 비정상적인 운영은 길어질 수 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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