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株, 실적 악화에도 주가 상승…본격 회복 ‘아직’

이홍석 2023. 1.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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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증권지수 7.41%↑...코스피 상승률 웃돌아
개별종목 오름세...급락 반작용에 정책적 효과도
일시적 반등 그칠 듯…투자 심리 개선 시기상조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뉴시스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연초부터 관련주들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12일 종가 기준 KRX증권 지수는 596.84로 올해(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555.64) 들어 7.41% 상승했다. 이는 같은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5.75%(2236.40→2365.10)를 웃도는 것이다.


거래대금도 일 평균 570억원 가량으로 늘어났고 지난 5일에는 하루에 1111억원어치가 거래되기도 했다.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지수 상승으로 올 초(1월2일) 20조원을 위협(20조7818억원)받던 상장시가총액은 23조원에 육박(1월12일·22조8201억원)하고 있다.


개별 종목별로 살펴봐도 키움증권이 11.55%(8만4000원→9만3700원) 오른 것을 비롯, 미래에셋증권(10.48%)과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10.13%)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삼성증권(7.31%)·NH투자증권(4.10%)·메리츠증권(0.48%) 등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주가 상승세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인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미래에셋·메리츠·한국금융(한국투자증권)·삼성·키움·NH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4조6626억원으로 전년(7조7669억원) 대비 약 40%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도 3조5205억원에 그쳐 전년(6조5379억원)보다 약 46%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증시 침체 속에서 주식 거래가 감소 등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조성된 영향이 컸다.


특히 지난 2020년 미래에셋증권이 사상 최초로 1조클럽(연간 영업이익 1조원)에 이름을 올린 이후 이듬해인 2021년에는 한국금융지주(1조5210억원)·미래에셋증권(1조4855억원)·삼성증권(1조3087억원)·NH투자증권(1조2939억원)·키움증권(1조2089억원) 등 5개사로 늘어났는데 지난해에는 단 한 곳도 가입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9739억원)과 메리츠증권(9470억원) 정도만 근접했을뿐 한국금융지주(8583억원)·삼성증권(6938억원)·키움증권(6825억원)·NH투자증권(5072억원) 등은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그동안 이어져 온 실적 악화가 지속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증권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자체적인 노력을 한 터라 위기를 넘겨가고는 있지만 실적 턴어라운드는 아직 먼 이야기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원·달러 환율, 코스닥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뉴시스

주가가 실적보다 먼저 움직이는 선행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주가 흐름은 실적보다는 외부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은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이 비중을 키우면서 실적 기여도를 높여 온 부동산 PF 사업이 긴축 기조 강화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위축되면서 실적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돼 왔는데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 다소 한숨 돌리게 됐고 주가 반등도 이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올해도 증시와 부동산 시장 모두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현재의 주가 반등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당장 이달 말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이 확인되면 투자 심리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 이에 증권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증권주 주가는 코스피 대비 상승세를 지속했지만 이는 정부의 긍정적인 부동산 정책과 배당락일 이후 과도한 하락으로 인한 반등”이라며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는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증권사 투자심리(센티멘트·Sentiment)가 완전히 개선됐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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