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사트'…심기 불편한 '영웅'

배중현 2023. 1. 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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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미계약 FA 관련 '사트' 루머
한현희와 정찬헌 미계약 상태인 키움
"사트라는 표현을 해본 적 없다"
원소속구단의 동의가 필요한 '사트'
관련 루머가 나오는 것에 부정적
현재 FA 미계약 상태로 거취에 물음표가 찍힌 정찬헌(왼쪽)과 한현희. IS 포토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의 미계약 상태가 지속하면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사트·계약 후 이적)'가 화두로 떠올랐다. 미계약 FA가 둘이나 있는 키움 히어로즈를 향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하지만 키움 구단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사트'라는 표현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키움 소속이었던 투수 한현희(30)와 정찬헌(33)이 FA 미계약 상태다. 두 선수 모두 잔류 협상이 원활하지 않아 이적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하지만 '보상의 벽'이 높아 다른 구단에서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한현희와 정찬헌의 FA 등급은 각각 A와 B. A 등급 선수를 영입하면 원소속팀에 보호 선수 20명 외 1명과 전년 연봉의 200%를 보상해야 한다. 현금만 원할 경우 전년 연봉의 300%. B 등급은 보호 선수 25명 외 1명과 전년 연봉 100% 혹은 현금 보상만 하면 전년 연봉의 200%를 건네야 한다. 한현희와 정찬헌의 지난 시즌 연봉은 2억5000만원, 2억8000만원이었다. 영입에 따른 출혈이 적지 않다.

'사트'는 보상의 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원소속구단과 계약한 뒤 트레이드하기 때문에 FA 등급 보상이 적용되지 않는다. 트레이드 카드가 맞아야 하지만, 직접 FA 계약하는 것보다 보상이 줄어들 여지가 있어 전력 보강을 원하는 구단이라면 '사트'에 흥미를 느낄 수 있다. 한현희와 정찬헌을 포함해 미계약 FA를 둘러싸고 '사트' 이야기가 지속해서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사트'는 원소속구단의 동의가 필요하다. FA로 직접 계약하는 것보다 낮은 보상으로 선수를 보낸다는 대승적인 결단이 있어야 이뤄질 수 있다. 

키움 관계자는 "'사트'에 대한 이야기는 선수의 에이전트(공인대리인)나 다른 구단에서 나오는 거 같다"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 프로야구 안팎에선 "A 구단이 B 선수를 '사트'로 영입할 예정"이라는 식의 얘기가 파다하다. 제대로 된 협상이 이뤄지기도 전에 관련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원소속구단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 '사트'의 칼자루를 쥔 쪽은 원소속구단이다. 미계약 FA 선수나 해당 선수를 영입하려고 하는 구단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한현희의 지난 시즌 성적은 21경기(선발 14경기) 6승 4패 평균자책점 4.75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 사이드암스로. 그만큼 활용 폭이 넓다. 다만 '워크에식(work ethic·성실함)'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정찬헌은 2008년 데뷔, 통산 389경기에 등판한 베테랑이다. 지난 시즌에는 20경기 선발 등판해 5승 6패 평균자책점 5.36을 기록했다. 경험이 많지만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5회에 불과할 정도로 긴 이닝 소화에 어려움(경기당 평균 4와 3분의 1이닝)을 겪었다.

키움은 '사트' 관련 제안을 받았는지에 대해서 함구한다. 선수와 협상 과정도 마찬가지다. 민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최대한 차단하고 있다. 키움 관계자는 "구단의 생각을 모두 오픈할 수 없는데 모든 일에는 단계라는 게 있다.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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