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선 커피, 집에선 밥·술·과자”...구독 어디까지 해봤니
#서울에서 자취 중인 직장인 A씨의 일상은 구독 서비스로 가득하다. 평일이면 회사에 있는 커피 렌탈 머신을 통해 캡슐 커피를 내려 마신다. 퇴근 후 집에서는 건강을 고려한 즉석밥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늦은 밤이 되면 전통주를 꺼내 넷플릭스를 시청한다. 전통주는 본인 취향에 맞는 술로 매월 한 번씩 배송된다. 술안주가 필요했던 A씨는 얼마 전 과자 구독 서비스까지 이용 중이다.
최근 2030세대 소비자들 사이 구독 서비스가 유행이다. 구독 서비스의 범위는 커피부터 밥, 과자, 술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구독 서비스를 통해 간편하고 저렴하게 끼니와 커피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종류가 많은 술이나 과자의 경우 본인의 취향을 찾을 수 있어 편리하다는 반응이다.
커피의 경우 오피스에서 구독이 많이 이뤄진다. 대표 커피 구독 브랜드는 네슬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슬레는 국내 캡슐 커피 시장의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부터 네슬레는 캡슐 커피를 비롯해 다양한 커피 제품에 스타벅스 브랜드를 달아 공급해오고 있다. 구독하면 스타벅스에서 사용하는 원두와 레시피를 그대로 가져와 사무실에서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지난 카페쇼에서 만난 네슬레 관계자는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 원두와 레시피를 사용하는 만큼 매장에서 사먹는 것과 동일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은 더 저렴하다”며 “최근 많은 오피스에서 관심을 가지고 이용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신규 렌탈 브랜드들도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커피24는 2021년 8월 베타서비스로 시작하여 같은 해 11월 정식 런칭한 업체다. 구독형 오피스 커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커피24의 고객사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60% 증가한 550개를 돌파했다. 스프링온워드가 운영하는 원두데일리의 가입고객 수도 지난해 11월까지 전년 가입자 수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정에서는 식품 구독 서비스가 확대 중이다. 롯데제과는 온라인몰을 통한 구독 서비스를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월 정기 구독자는 평균 2000여명 수준이다. 대표 서비스는 지난 2020년 6월 제과업계 최초로 선보인 과자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다. 현재까지 누적 구독 수는 약 5만여건. 이밖에 롯데제과는 아이스크림과 빵 구독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처음 런칭해 사업을 운영 중이다. 과자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낱개로 살 때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매달 한정판 등 다양한 종류의 과자들을 조합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스크림과 빵도 인기지만 소비기한으로부터 보다 자유로운 과자가 더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든 ‘술담화’는 술 구독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당신의 인생 술을 찾아드립니다’라는 컨셉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두세 병의 전통주를 발굴해 소비자 집으로 배송해준다. 술담화 관계자는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전통주하면 구매하기도 어렵고 제품설명을 찾아봐도 양조장 역사가 나와 있는 등 진입장벽이 높았다”며 “다행히 온라인상에 전통주 판매가 풀리고 젊은 세대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시대적 상황과 맞아떨어지면서 최근에는 많은 분들이 구독서비스를 이용하신다”라고 말했다.
구독 서비스는 단순히 젊은 층에서만 유행하지 않는다. 노인인구가 많아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이 이용 중이기도 하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10월 간편식 등을 다루는 간편식 구독 서비스인 월간밥상도 선보였으며, 현대그린푸드는 2020년 건강식 브랜드를 론칭하고 1~2주 단위로 보내주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이밖에 풀무원과 식단관리를 위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칼로리 균형식을, 하림은 백미밥, 메밀쌀밥 등 밥 종류와 양을 선택할 수 있는 밥 정기 구독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업계는 구독 서비스는 단순한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젊은 소비자들은 구독 서비스를 통해 간편함을 누리거나 취향을 찾을 수 있으며,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경우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건강식을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에게 있어서 시장에는 너무나도 많은 식품이 있다. 구독 서비스를 통해 본인의 취향을 찾고 이를 통해 바쁜 일상에 간편함을 누릴 수 있어 인기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며 “또 중장년층을 중심으로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노년층의 경우 본인 건강에 맞는 케어푸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 맞춤형 구독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명 선고·김건희 특검법…정치이슈에 뒷전 된 ‘연금개혁’
- 올라가는 예금보호한도…‘수혜자’ 저축은행 ‘떨떠름’
- 섬마을 ‘전교생 1명’…졸업 앞둔 지미의 사진일기
- 실손 비급여 보장 횟수‧영역 제한 검토…보험료도 낮아질 듯
- ‘평균 10년’ 재건축 시계 빨라진다…정비사업 공급 속도전
- 한-페루 정상 ‘공동선언문’ 채택…전방위적 협력 확대
- 이재명 1심 징역형…한동훈 “사법부에 경의를 표한다”
- 수능 끝 연말 준비…‘얼리 크리스마스’ 대비하는 식품가
- 두 이닝 9득점 폭발…‘대역전승’ 한국, 놀라웠던 타선 응집력
- 진통 끝 배달 수수료 인하…‘조삼모사’ 합의 진통 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