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오늘 서면 사직서…친윤과 당대표 정면승부하나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직서를 정식으로 제출한다. 나 전 의원 측 인사는 1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이 내일(13일) 오전 인편을 통해 서면으로 된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나 전 의원이 고심 끝에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0일 문자메시지와 유선 전화로 사의 표시를 했지만, 전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나 전 의원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애정이 여전히 크다. 사의를 받아들일 마음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1월 12일자 8면〉
이런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의 정식 사직서 제출은 일종의 승부수라고 정치권은 본다. 윤 대통령에게 ‘나의 거취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정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한 셈이다.
사직서 제출로 일단 윤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약 윤 대통령이 사직서를 수리하면 나 전 의원의 출마를 사실상 감내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반려할 경우엔 ‘전당대회에 불출마하라’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어 자칫 “대통령이 여당 대표 경선에 개입한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모든 공개 일정을 취소하고 지방으로 내려갔다. 그 직전 서울 모처에서 자신을 돕고 있는 전직 의원 서너 명과 회의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이 인사는 “현재로선 출마 가능성이 60%, 불출마 가능성이 40%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의 ‘부채 탕감’ 저출산 아이디어를 지난 6일 대통령실이 공개 비판한 이후 주변에선 줄곧 “출마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전했는데, 출마 가능성이 다소 높아진 것이다. 나 전 의원의 사직서 제출에 친윤계는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친윤계 핵심 의원은 “나 전 의원이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갈등이 봉합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참모는 “나 전 의원이 대통령실 메시지를 오해하는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도 있으니 조금 더 시간을 가지면서 기다려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다보스포럼 등에 참석하기 위해 14~21일 순방을 떠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중요한 해외 순방을 앞두고 윤 대통령이 사직서 수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느냐. 해외 순방을 다녀온 뒤 해도 늦지 않다”며 사직서 수리 결정이 지체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당권 주자들의 경쟁은 가열되고 있다. ‘윤심(尹心)’을 앞세운 김기현 의원은 오는 15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막걸리 회동을 한다. 안철수·윤상현 의원이 밀고 있는 ‘수도권 연대’에 맞서 김 의원과 오 시장의 ‘김오 연대’로 맞서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김 의원은 전날 부산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등과 만찬을 했다.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안 의원은 “대통령에 더욱 힘을 보태는 ‘윤 힘 후보’가 될 것”이라며 “면접원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내가 앞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 누가 ‘배추’고 누가 ‘양념’입니까”라고 비꼬았다.
김효성·박태인·김준영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경험 있어?" 새벽 고교생 제자에 전화한 40대 담임 | 중앙일보
- 거제 '렌터카의 비극'...SUV 200m 아래 바다 추락해 4명 사망 | 중앙일보
- "테니스 열정 식었네" 억측 반전…미혼 女스타 임신 깜짝 공개 | 중앙일보
- 재벌집 외아들 또 사고쳤다…행인 폭행한 '중국 셀럽男' 정체 | 중앙일보
- 이전 스폰서 사진 지웠다…‘톰 김’ 김주형의 심리 | 중앙일보
- "악플도 괜찮았는데, 이상민이…" 이태원 생존자 무너뜨린 말 | 중앙일보
- 여친 감금 폭행에 개 배설물 먹인 남친…스토킹은 왜 무죄? | 중앙일보
- "윤 정부 이리 일 못하는데"…지지율 하락에 커지는 이재명 불만 | 중앙일보
- '들기름' 싸들고 도망자 김성태 생파…조력자 2명도 조폭이었다 | 중앙일보
- ‘빌라왕’도 장기말, 배후 드러났다…628채 등친 전세사기 전말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