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고위원 선거전도 가열…'친윤 대 비윤' 구도에 '나경원 변수'까지
비윤계선 허은아·김용태 등 親이준석계 출마 저울질
청년최고위원도 '친윤 대 비윤' 구도로 경쟁 점입가경
나경원 전 의원 출마 여부 따라 '친羅계' 등판 가능성도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 최고위원 선거전도 가열되고 있다. 당권 주자들이 '친윤(親尹) 대 비윤(比尹)'으로 구도를 나타내면서 최고위원 경쟁도 비슷한 판도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전대에서 선출되는 최고위원은 개정된 당헌에 따라 차기 지도부 체제의 안정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만큼, 각 당권 주자들의 전략에 따라 최고위원 후보 간 합종연횡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국민의힘 차기 최고위원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자천타천 20명 넘게 거론되고 있다. 최고위원은 정당의 최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당직자로 전대에선 4명의 최고위원과 1명의 청년최고위원 등 총 5명을 선출한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 구도는 당권 경쟁 체제와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현재 당대표 구도는 친윤계인 김기현 의원과 윤심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 받는 나경원 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간의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에 최고위원들도 각자 뚜렷하게 윤심을 드러내거나, 반대되는 의견을 내면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원내에서 친윤계로 최고위원에 출마할 것으로 거론되는 건 김정재(경북 포항시 북구)·박성중(서울 서초구을)·이만희(경북 영천시·청도군)·송언석(경북 김천시) 의원 등이다. 이만희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수행단장을 역임했으며, 송언석 의원은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조정본부장을 맡았다.
초선 그룹에선 이용(비례대표), 태영호(서울 강남구갑) 등이 친윤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이 가운데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의 수행실장을 맡은 이용 의원은 이미 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친윤 그룹은 현 정권 기조와 철학에 발을 맞출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차기 전대에서 당심을 정조준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친윤계는 이번 전대에서 최소 2명의 선출직 최고위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이준석 전 대표를 축출하는 과정에서 선출 최고위원 5인 중 4인 이상이 사퇴·궐위 시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다는 '당 대표 궐위 조건'을 당헌에 구체적으로 명시해놨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에 선출될 당지도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선 최고위원 역할이 중요해진 상황인 만큼 최소 2인의 친윤계 최고위원을 확보해 당대표·정책위의장·지명직 최고위원까지 포함해 최고위원회 내 총 5인의 당 대표 우호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다. 이에 현재 친윤계 의원들은 차기 최고위원 후보를 당선 가능성이 유력한 인물로 재편하는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후보 등록 시기까지 시간이 있는데다 구정의 밥상 여론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우선 당대표 구도가 어떻게 될지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권 구도가 확정되면 실제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만 최고위원 선거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윤을 대표하는 주자들은 친(親)유승민·이준석계로 꾸려지는 모양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허은아(비례대표) 의원과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등이다. 허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낸데다 최근 서울 동대문 조직위원장 자리를 놓쳤기 때문에, 이 전 대표에게 우호적인 비윤계 당원의 표심을 확보하기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또 다른 변수는 나경원 전 의원이다. 나 전 의원이 현재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당권에 도전할 경우 나 전 의원 측에 우호적인 최고위원 후보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아울러 특히 비대위 체제를 제외하면 최근 4년간 현역 최고위원이 없었던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선 PK인 울산 남구를 지역구로 둔 김기현 의원이 당권주자로 치고나갈 경우 같은 영남권 지역 러닝메이트로 TK·PK 지역구 의원이 함께하기는 지역주의 관점에서 부담스럽다는 관측이 있어, 서울 출신인 나 전 의원을 선호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성 몫 최고위원에도 관심이 모인다. 국민의힘 당헌·당규 상 여성 후보가 4위 안에 들지 않으면 최고득표자 1인을 여성 최고위원에 할당하기 때문에 조수진(비례대표)·양금희(대구 북구갑)·서정숙(비례대표)·한무경(비례대표) 의원 등 초선 여성 의원 대부분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 45세 미만의 1명만을 뽑는 청년 최고위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친윤계에선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지난 5일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대표 주자로 나섰다. 또 김가람 전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개혁을 뒷받침할 '3대개혁 추진 청년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공약으로 내걸고 청년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탈북민 출신인 지성호(비례대표) 의원은 당권 도전을 선언한 안철수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청년최고위원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윤계에서는 장제원 의원실 보좌관 출신의 김영호 변호사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광역시 출신으로 과거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 이소영 의원실 보좌관 등을 거치기도 했던 김 변호사는 넓은 보수 스펙트럼을 앞세워 현 정권에 할 수 있는 쓴소리를 하는 청년 최고위원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들 외에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김세의 대표도 출마 의사를 밝혔다.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의 신혜식 대표도 최고위원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헌이 바뀌면서 차기 총선까지 지도부가 안정되기 위해선 이번 선출직 최고위원이 당대표와 발을 맞출 수 있도록 꾸려지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보통 최고위 선거도 당권 경쟁이랑 비슷하게 흘러가게 마련인데, 이번에도 결정되는 당권주자들에 맞춰 최고위 선거판도 맞춰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