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사로잡은 카카오엔터…1조2000억원 해외 투자 유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1조20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를 유치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 투자청이 카카오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엔터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를 해외 투자자들이 인수하는 형태로 투자가 이뤄졌다. 투자에는 ‘빈 살만 펀드’로도 알려진 PIF와 싱가포르 투자청(GIC)이 6000억원씩 참여했다. 이들은 카카오엔터 지분을 각각 5.1%씩 확보해 3대 주주에 올랐다. 이번 투자에서 카카오엔터는 12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 측은 “차별화된 지식재산권(IP) 밸류 체인의 경쟁력을 국내외로부터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콘텐트 업계에서 조 단위 해외 투자 유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엔터는 콘텐트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카카오의 ‘비욘드 코리아’ 전략의 핵심이다. 카카오엔터는 연예 기획사를 비롯해 웹툰·웹소설 등 콘텐트 제작사를 잇달아 인수했다. 콘텐트 근원이 되는 스토리(지식재산권·IP)부터 작가·감독·배우 수급 및 제작, 이후 플랫폼 유통까지 통합하는 엔터 산업의 수직계열화를 추구해온 것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엔터는 1만여 개 웹툰, 웹소설 IP와 7만여 곡 음원, 보컬리스트·배우 등의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K콘텐트에 대한 사우디의 투자는 단발성이 아니다. PIF는 지난해 3조5000억원을 투입해 엔씨소프트(9.26%)와 넥슨(9.14%)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해 6월 방한한 바데르 빈 압둘라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왕자 겸 문화부 장관은 CJ ENM·SM엔터테인먼트 등을 둘러보고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는 곧 실질적인 협업으로 이어졌다. 9월 사우디에서 처음으로 K팝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케이콘을 개최했고, 12월 열린 사우디 홍해국제영화제에는 영화 ‘헤어질 결심’ ‘브로커’ 등이 초청됐다.
카카오엔터는 투자금의 절반을 기존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는 데 투입할 계획이다. 북미가 핵심이다. 카카오의 글로벌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타파스·래디쉬·우시아월드를 아우르는 타파스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IP 비즈니스를 확대한다. 또 카카오가 SM 인수에 다시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와 SM은 2021년부터 인수 협상을 해왔으나 2년 넘게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김남영·민경원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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