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vs 아마노 ‘전북 이적’ 진실게임
“유감이고 충격을 받았다.”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를 떠나 최근 전북 현대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일본 출신 미드필더 아마노 준(32)이 이렇게 말했다. 그는 12일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지난 1년간 울산 우승을 위해 팀원으로 싸웠는데, 어제 기사를 통해 홍명보 감독의 발언을 전해 듣고 충격을 받았고, 실망 아닌 실망을 했다. 내 아내도 유감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홍명보(54) 울산 감독이 하루 전날인 11일 “지금까지 만나 본 일본 선수 중 최악이었다”고 아마노를 공개적으로 비난한데 따른 반격인 셈이다. 홍 감독은 지난해 울산 소속으로 뛰면서 우승에 기여했던 아마노가 지난 6일 라이벌 전북으로 떠난 과정에서 돈 때문에 거짓말을 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아마노는 “홍 감독은 나를 한국에 데려와 준 감독이자, 17년 만에 우승을 함께 한 전우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존중하고 은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홍 감독님이 ‘거짓말쟁이’ ‘돈을 선택해 이적했다’고 하셨는데 이건 전혀 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아마노는 이날 일본어 통역까지 데려와 이적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심플하게 작년 여름부터 (연장) 계약에 대해 가볍게 얘기를 나눴지만, 일본으로 돌아간 지 2주 후인 작년 11월 중순에야 구단 측의 오퍼가 왔다. 그때는 이미 전북으로 마음이 기울어진 상태였다”고 했다.
그는 또 “홍 감독님에게 울산에 남겠다고 한 건 사실이지만, 울산 프런트와 홍 감독님의 온도 차에 곤혹스러웠다. 울산 측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나와) 계약할 생각이 없다’ 고 받아 들였다. 반면 김상식 감독과 전북 구단 관계자는 열의를 보였고, 전북과 요코하마(원소속팀)의 임대협상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결국 정리해보면 울산 구단은 아마노와 협상에 소극적이었고, 홍명보 감독은 아마노가 돌아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아마노는 연봉 조건 등을 고려해 팀을 옮긴 것이다. 아마노는 “홍 감독님이 (나를) 비난하셨지만 은사로서 존중은 한다”고 거듭 말했다.
K리그 대표적인 라이벌인 전북과 울산은 아마노 문제까지 겹쳐 2023시즌엔 더욱 뜨거운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아마노는 “정승현(울산 수비수) 선수가 일본어로 농담삼아 ‘조심하라’라고 했다. 결단을 했고 울산전에 대한 각오는 준비되어 있다. 올해는 전북 선수들과 함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쟁을 위해 노력하겠다. 전북에서 결과로 증명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도 “홍 감독님은 라이벌팀 사령탑으로 존경하고 있다. 양측 사이에 시기를 놓고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저는 운동장에서 아마노와 함께 증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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