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최대 500만원 지원…구미 공무원 배낭여행 논란
경북 구미시가 직원에게 배낭여행비로 1인당 500만원씩을 지원하기로 해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 9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공무원 창조적 역량 강화와 글로벌 시각을 위해 배낭여행을 기획했다”고 했다. 구미시는 “실효성 있는 아이디어와 미래 전략 발굴 목적의 ‘글로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GGXP)’”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구미시는 올해 유럽과 미국 등 영어권 5개팀과 중국·대만·일본·베트남 등 아시아권 5개팀 등 10개 팀 100명에게 1인당 500만원 한도로 해외연수 비용을 줄 계획이다. 관련 비용은 최대 5억원이다. 공무원이 주도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구미시에 접목할 만한 아이디어를 능동적으로 찾아보도록 유도하기 위해 ‘배낭여행’ 방식으로 정했다고 한다.
이에 구미시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서민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세금을 엉뚱한 곳에 쓴다”고 지적했다. 한 시민은 “서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고 있느냐”며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물가까지 치솟고 있다. 다른 지역은 지원해주는 코로나19 지원금 한 푼 없다면서 공무원 해외여행 갈 돈은 있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구미경실련은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공무원 해외연수 필요성은 당연하지만, 이번 계획은 시점·순서·금액·규모 측면에서 낙제점이다. 무엇보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고통을 겪는 시민 정서를 모르쇠로 역행했다”며 “1년에 100명씩이나 보낸다고 공무원 아이디어가 갑자기 쏟아지느냐”고 했다.
구미시의 부채 상황은 경북 23개 시·군 중 가장 나쁘다. 구미시 부채는 2019년 1854억원에서 2020년 2098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206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10.55%에 달한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일부 언론 보도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구미시 글로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은 구미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제별 직무 연수 프로그램”이라며 “1인당 500만원은 연수 국가,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현재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했다.
구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경험 있어?" 새벽 고교생 제자에 전화한 40대 담임 | 중앙일보
- 거제 '렌터카의 비극'...SUV 200m 아래 바다 추락해 4명 사망 | 중앙일보
- "테니스 열정 식었네" 억측 반전…미혼 女스타 임신 깜짝 공개 | 중앙일보
- 재벌집 외아들 또 사고쳤다…행인 폭행한 '중국 셀럽男' 정체 | 중앙일보
- 이전 스폰서 사진 지웠다…‘톰 김’ 김주형의 심리 | 중앙일보
- "악플도 괜찮았는데, 이상민이…" 이태원 생존자 무너뜨린 말 | 중앙일보
- 여친 감금 폭행에 개 배설물 먹인 남친…스토킹은 왜 무죄? | 중앙일보
- "윤 정부 이리 일 못하는데"…지지율 하락에 커지는 이재명 불만 | 중앙일보
- '들기름' 싸들고 도망자 김성태 생파…조력자 2명도 조폭이었다 | 중앙일보
- ‘빌라왕’도 장기말, 배후 드러났다…628채 등친 전세사기 전말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