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리뷰] ‘정이’ 연상호가 그린 한국형 디스토피아

김혜선 2023. 1.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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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제공

염상호 감독의 영화적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부산행’, ‘반도’ 등 좀비 액션부터 ‘지옥’ 등 다크 판타지를 솜씨 좋게 그려내는 그가 한국형 SF영화 ‘정이’를 선보였다.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영화 초반부터 디스토피아적 묘사가 인상 깊다.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으로 지구는 멸망하고 우주에 위치한 ‘쉘터’에 진출한 인류는 구룡성채같은 슬럼에서 겨우 살아간다. 그러나 쉘터 간 내분으로 인해 전쟁이 발발하고, 그 속에서 활약했던 정이는 내전을 막기 위한 AI로 재탄생한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주인공 정이(김현주 분)가 로봇과 사투를 벌이는 화려한 액션도 볼거리다. 버려진 폐공장에서 벌어지는 로봇과 전투는 주변 지형을 절묘하게 이용하는 동시에 김현주의 거친 육탄전도 펼쳐져 눈길을 끈다.

그리고 휴머니즘도 한스푼, ‘여인천하’ 정난정 역으로 활약했던 배우 강수연이 정이의 딸 서현 역을 맡았다. ‘정이’에서 강수연은 자신을 위해 평생 희생한 어머니 정이를 영원한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수십년간 AI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나이를 먹었다. 이제는 유작이 된 ‘정이’를 통해 강수연은 어머니 정이보다 나이든 딸의 복잡한 감정을 잘 그려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탈출 과정에서 AI 그랙픽은 다소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움직이는 열차 안과 밖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액션은 통쾌함을 선사하지만, 마지막에 드러나는 가족애에 몰입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AI의 ‘불쾌한 골짜기’가 도리어 가족애를 부각시킨 측면도 있다

연상호 감독은 “‘정이’는 서현이라는 인물의 사적인 이야기”라고 표현했다. 연상호의 또다른 아포칼립스 이미지와 김현주의 액션, 강현주의 휴머니즘을 확인하고 싶다면 ‘정이’를 보라.

20일 넷플릭스 개봉. 12세 관람가. 99분.

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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