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 안했네?” 제주 오픈카 사망사고 징역 4년…살인은 무죄

정시내 2023. 1. 1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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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1월10일 사고 당시 반파된 오픈카 모습.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오픈카(컨버터블형 승용차)를 음주 운전하다 함께 탄 연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징역 4년 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12일 살인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35)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A씨는 2019년 11월 10일 오전 1시께 제주시 한림읍에서 술을 마셔 취한 상태에서 오픈카를 몰다가 사고를 내 조수석에 있던 여자친구 B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18%였다.

A씨는 B씨가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안전벨트 안 했네”라고 말한 뒤 차량을 시속 114㎞까지 급가속하다가 도로 연석 등을 들이받았다.

이에 B씨는 지붕이 없는 오픈카 밖으로 튕겨 나가 중상을 입어 의식불명이 됐고 이듬해 8월 사망했다.

이 사건은 A씨가 B씨를 고의로 살해했다고 봐야 하는지가 쟁점이었다.

검찰은 사고 직전 두 사람 간 대화 내용 등을 토대로 A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지만 재판부는 고의를 입증할 증명이 부족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음주운전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고의성을 갖고 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살인 혐의는 무죄라고 판단했다. 다만 검찰이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 치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원심(1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예비적 공소사실이란 주위적 공소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검찰이 추가하는 공소사실이다. 동승자 사망이라는 결과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추가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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