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탄두 80~90여기 보유한 듯…목표는 300여기 추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한 가운데 북한이 목표로 하는 핵탄두 보유량이 300여 기에 이르며 이미 80~90기를 보유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국방연구원 박용한 선임연구원과 이상규 현역연구위원은 12일 공개된 '북한의 핵탄두 수량 추계와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탄두 수량이 80~90기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저자들은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의 연간 농축능력(8000㎏-SWU), 농축시설 보유량(최대 4개),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후 경과 시간(12년) 등을 고려할 때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 최대 2044㎏을 얻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는 우라늄탄 최대 80여 발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또 플루토늄 보유량은 68~78㎏이며 이로부터 17~19발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우라늄과 플루토늄 핵탄두를 합친 보유량을 총 80~90여 기로 추정했다. 이같은 속도로 시설을 계속 가동한다면 보유량은 2030년에는 최대 166발로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보유량 추정치는 앞서 국내외 연구진이 제시한 15~60기보다 더 많다. 이는 우라늄을 전량 핵무기에 사용한다는 가정이 적용된 결과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앞으로 핵탄두 보유량을 300여 기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작년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에서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구체적인 규모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 공격 양상을 ▶미국의 보복을 피하려고 한반도만 공격 ▶서울 등 도심지 공격 지양 ▶공군기지와 핵심 지휘시설 등 군사표적을 대상으로 전술핵(5~10kt 수준) 공격만 시행 ▶재래식 탄두와 혼합공격 ▶복수의 핵 공격으로 성공률 제고 등으로 가정할 때 북한이 군사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핵탄두 수량이 이같이 도출된다고 설명했다.
전면전이 벌어지면 북한이 운용하는 핵전력이 감소할 수 있고 한미연합군의 타격으로 일부가 파괴된다는 가정도 추계에 적용됐다.
보고서는 "(기존 시설로) 북한이 2030년까지 보유할 수 있는 핵탄두는 166발에 그칠 수 있다"며 "김정은이 전원회의에서 핵탄두 대량생산을 요구한 만큼 북한은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 건설이나 기존 농축시설 증설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북한이 이달 1일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으로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주장한 600㎜ 방사포(KN-25)는 직경을 고려할 때 중량이 150~250㎏, 위력이 4~7kt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 다양한 발사 플랫폼, 대량공격과 '섞어쏘기' 전술 등을 고려하면 북한의 핵 공격을 완벽하게 요격한다는 보장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 사용을 억제하려면 한국형 3축체계 역량과 확장억제 신뢰성 보완과 함께 '한국을 상대로 핵 버튼을 누르면 치명적인 보복을 절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북한에 각인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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