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1.2조 실탄 장전...SM엔터 인수 다시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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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업계에선 카카오엔터가 투자금으로 SM엔터 인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
계약 종료와 카카오엔터 투자 유치와 맞물리면서 SM엔터 인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이번에 유치한 투자 재원을 글로벌 사업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라며 "SM엔터와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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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담 덜고 M&A 추진...SM엔터 인수 탄력
[아시아경제 최유리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자금 문제로 지지부진했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추진이 다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최근 SM엔터의 지배구조 이슈로 경영권 매각이 재점화되면서 카카오엔터 품에 안길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12일 카카오엔터는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등 해외 국부펀드로부터 1조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가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를 인주하는 방식이다.
자금조달 목적은 타법인 취득(6000억원)과 운영자금 마련(60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공격적인 M&A로 커진 재무부담을 덜어내는 한편 추가 인수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2년간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 '타파스', '래디쉬' 등을 사들이면서 8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썼다.
업계에선 카카오엔터가 투자금으로 SM엔터 인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 양사의 인수 논의는 2021년부터 시작됐으나 지분 가치에 대한 견해차로 매듭을 짓지 못했다. 카카오엔터가 SM엔터의 몸값을 감당할 자금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2021년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2400억원 규모였으나 추가 실탄을 확보했다. 단기차입금 8700억원을 상환하더라도 자금 여력이 있다. SM엔터 경영권 인수가는 5000억~6000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가치 35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타이밍도 맞아떨어진다. 이 총괄 프로듀서가 SM엔터 프로듀싱에서 손을 떼고 대주주 지위만 갖고 있어 경영권 매각 가능성이 커졌다. 작년 말 이 총괄 프로듀서는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과 계약을 조기 종료했다. 라이크기획을 통해 SM엔터 매출 일정 비율을 프로듀싱 비용으로 받았으나 일감 몰아주기 논란으로 계약을 끝냈다. 계약 종료와 카카오엔터 투자 유치와 맞물리면서 SM엔터 인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울러 카카오엔터가 기업가치를 낮추면서 투자를 끌어낸 만큼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업가치를 20조원으로 보고 투자를 추진하다 무산됐고 이번에는 11조원으로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SM엔터는 주주행동주의 움직임이 계속되면서 최대 주주의 지분 매각 가능성이 커졌다"며 "계열사 쪼개기 상장 논란 등으로 SM엔터를 인수해 우회상장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계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SM엔터를 인수하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뚜렷하다. 국내 대표 엔터사로 올라설뿐 아니라 해외 공략에 필요한 콘텐츠를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엔터는 드라마·영화 제작사, 연예기획사, 음원 제작사, 공연 기획사, 웹툰·웹소설·음원 플랫폼 등을 계열사로 갖고 있다. SM엔터까지 품게 되면 K팝을 포함해 다양한 콘텐츠 제작·수출이 가능하다.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관련 콘텐츠 플랫폼 기획도 추진하고 있어 SM엔터의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SM엔터는 지난해 스튜디오 '광야'를 설립하고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카카오엔터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이번에 유치한 투자 재원을 글로벌 사업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라며 "SM엔터와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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