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양의지·최재훈·박세혁…포수 왕국이 만든 동료애

차승윤 2023. 1. 1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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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FA계약으로 두산 베어스로 복귀한 포수 양의지가 11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입단식을 했다. 양의지가 입단식후 포토타임을 갖고있다. 잠실야구장=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전쟁 같은 경쟁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 속에는 동지애가 있었다.

양의지(36·두산 베어스)는 지난 11일 입단식에서 박세혁(33·NC 다이노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양의지는 “최재훈(34·한화 이글스), 박세혁, 김재환(35·두산)과 어렸을 때 함께 고생했다. 그중 셋이 (좋은 FA 계약에 성공해) 잘 됐다”며 “세혁이도 잘 됐으면 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내가 두산으로 돌아왔고, 세혁이는 NC로 갔다”고 돌아봤다.

양의지·박세혁·최재훈은 한때 두산에서 무한 경쟁을 펼쳤던 사이다. 2010년 경찰청에서 제대한 양의지가 먼저 주전 포수로 자리 잡았다. 이후 역시 경찰청에서 돌아온 최재훈이 2012~2013년 백업 포수로 두각을 드러냈다. 2016년부터는 상무에서 전역한 박세혁이 백업 포수를 차지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두산은 ‘포수 왕국’의 전통을 이어갔다.

후배들에게 양의지는 암초였을 수도 있다. KBO리그에서 포수는 귀한 자원이다. 다른 팀이었다면 주전이었을 그들이 양의지의 위상에 눌렸다. 백업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했다. 실제로 최재훈은 한화로 트레이드된 후 바로 주전 포수가 됐다. 박세혁 역시 양의지가 NC로 이적한 2019년 이후 두산의 붙박이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올겨울 양의지의 FA 계약 때도 세 사람은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됐다. 당초 양의지의 행선지가 한화와 두산으로 좁혀졌다. 어느 팀에 가든 주전 포수로 있는 후배의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결국 그가 두산으로 향해 박세혁은 밀려나는 모양새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물론 계약 액수(총액 46억원)는 작지 않았지만, FA 시장에서도 ‘양의지의 백업’이 된 모양새가 됐다.

지난해 2월 9일 경남 거제시 하청스포츠타운에서 한화이글스의 2022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 포수 최재훈이 불펜피칭을 하는 투수들의 공을 잡아내고 있다. 거제=김민규 기자


그런데도 세 선수는 서로 격려하고 뭉쳤다. 최재훈은 본지와 통화에서 “의지 형은 두산 시절부터 많은 걸 가르쳐주고 도와줬던 선배"라며 “내가 FA 계약을 맺었을 때도 의지 형이 가장 기뻐했다. 나 역시 의지 형이 처음 FA 계약을 하실 때 ‘역시 형은 될 줄 알았다. 최고의 선배다. 존경스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재훈은 양의지의 한화 이적설에 대해서도 “팀에 서운하면서도 내가 못 했기 때문인 걸 인정했다. 의지 형한테도 '내가 잘했다면 형 이야기가 안 나왔을 것이다. 내가 더 잘해야겠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또 “세혁이가 잘 됐으면 했다. 그 이후 NC가 세혁이를 잡는다는 소식에 정말 기뻤다. 우리 모두 성공하고 나니 함께 고생했던 시절이 떠올랐다”고 돌아봤다.

양의지는 “세혁이도 남고 싶어 했는데 두산을 떠나돼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미안하다. 넌 아직 젊으니 더 잘해서 두 번째 FA 때 더 좋은 계약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혁이도 '같이 열심히 하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계약 후 임선남 NC 단장(오른쪽)과 기념 촬영을 진행한 박세혁의 모습. 사진=NC 다이노스


두 선수는 FA 갈림길에서 재회할 가능성도 있다. 양의지는 "몸 관리를 잘해서 계약이 끝나는 2028년(41세 시즌) 이후에도 3년 정도 더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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