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 찾는 사람이 는다는데…“조만간 좋은 기회 올 것”
11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별관 경매 법정. 법정 앞은 이른 시간부터 경매 정보지를 확인하는 입찰자와 경매 업체 관계자, 경매학원 강사와 교육생 등이 몰리며 혼잡했다. 경매 정보지를 나눠주던 한 업체 관계자는 “올해 들어 경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게 현장에서 체감된다”며 “새해 들어 경매 법원을 찾는 사람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아직은 분위기를 보러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입찰 참여율이 낮기 때문에 유찰 매물이 많다”면서도 “이렇게 감정가보다 낮은 물건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데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추가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올해 하반기쯤엔 다시 경매 붐이 일어날 거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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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찰 늘면서 초급매 수준 매물도…경매 매물 증가세
부동산 경매 시장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공격적으로 응찰하기 보다는 시장을 탐색하는 사람이 많다. 경매 낙찰률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유찰 매물이 늘어나면서 초급매 수준의 매물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포함한 서울지역 아파트 경매 매물이 늘어나는 것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영끌족(빚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전셋값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갭투자자(거주 목적이 아닌 전·월세를 끼고 매매)’의 아파트가 대거 경매 시장에 쏟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이런 포기 매물을 이른바 ‘줍줍’하는 ‘좋은 기회’를 잡으려는 사람이 많다. 실제 경매에 나온 서울 아파트 숫자는 빠르게 느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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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법원 200여명 몰려…경쟁률 18대 1 매물도
입찰 마감 시간인 오전 11시 10분이 다가오자 법정에 마련된 100여개의 좌석은 가득 찼다.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법정 뒤편에 서서 경매 시작을 기다렸다.
이날 아파트 18건을 포함해 다세대(빌라) 21건 등 총 62건의 매물에 대한 경매가 진행됐다. 감정가 12억 6200만원의 관악구 신림동 신림현대아파트(119.49㎡)는 18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이 물건은 8억 6100만원에 낙찰되면서 손바뀜했다. 이밖에 신대방동 우성아파트와 다세대(빌라), 다가구(원룸 등) 등 매물 10건이 새 주인을 찾았으며,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 등 강남3구 매물들은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날 법정에선 20대와 30대의 젊은 투자자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어머니와 함께 처음 경매 법원을 찾았다는 대학생 이무재(27·서초구)씨는“집 근처 매물을 보러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아직 비싸다”며 “주택시장 침체가 극심한데 이럴 때가 싼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법원을 찾은 김모(32)씨는“수년간 경매 공부를 했고 낙찰받아 투자에 성공한 경험도 있다”며 “올해 경매 시장이 확 뜰 거라 예상하고 미리 투자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규제 지역 해제와 갈아타기, 내 집 마련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입찰자 수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금리 영향으로 낙찰가율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리 분석은 기본이고 여전히 매도 호가로 유지되는 단지가 많아 낙찰가 산정이 어려울 수 있다”며 “잘 아는 지역이나 관심 지역 위주로 추세를 살피면서 낙찰가를 산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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