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기독교인 절반 이상 “교회가 차별과 혐오 조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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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은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에 대한 당위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행동은 비기독교인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상덕 연구실장은 "한국교회가 낙태나 동성애에 대해 명확한 목소리를 낸 데 비해 다양한 불평등에 관심을 갖고 희생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부족했다. 그래서 비기독교인이 교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하게 됐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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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은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에 대한 당위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행동은 비기독교인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신앙과 실제 삶의 괴리가 큰 인지부조화 현상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믿음이 삶으로 나타나는 진짜 기독교인’을 양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원장 김영주 목사)이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의 평등의식 조사’ 발표회를 열었다. 기사연은 지앤컴리서치(대표 지용근)와 함께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각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3.1%다.
‘사람은 존재 자체로 존엄하기 때문에 모두 평등하다’는 질문에 기독교인의 79.8%가 ‘그렇다(약간+매우)’라고 대답해 비기독교인(70.6%)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노숙자 장애인 외국인노동자 등을 거리끼는 정도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이 비슷했다. 오히려 동성애자에 대해서는 기독교인(39.9%)이 비기독교인(31.9%)보다 더 거리낌을 느끼고 있었다.
이에 대해 송진순 이화여대 외래교수는 “기독교인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야 한다는 전제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실제 타인에 대한 포용도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라며 “한국교회는 사회적 약자와 이들을 둘러싼 각종 사안에 대한 기독교적 가치관을 진지하게 재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술핵이 필요하다’(기독교인 74.1%, 비기독교인 76.1%) ‘분배보다 성장이 중요하다’(기독교인 57.9%, 비기독교인 56.4%) 등 외교 경제 사회 분야에 대한 인식은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이 모두 비슷했다. 반면 문화적 측면에서는 기독교인이 비기독교인보다 전통적·권위주의적 가치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에 있어 여성의 결정권보다 태아의 생명이 중요하다’(기독교인 40.6%, 비기독교인 23.2%) ‘동성결혼을 반대한다’(기독교인 80.1%, 비기독교인 57.7%) 등에 대한 응답에서도 의견 차이가 컸다.
이에 따라 교회에 대한 비기독교인의 시선도 부정적이었다. ‘교회가 사회의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질문에 비기독교인의 절반 이상(62.2%)이 ‘그렇다(약간+매우)’라고 답했다. 또 비기독교인은 ‘교회는 다른 종교에 비해 불공정·불투명(78.1%)하고 배타적(63.5%)’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김상덕 연구실장은 “한국교회가 낙태나 동성애에 대해 명확한 목소리를 낸 데 비해 다양한 불평등에 관심을 갖고 희생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부족했다. 그래서 비기독교인이 교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하게 됐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제 한국교회가 성경의 가치인 평등과 사랑, 더불어 사는 사회에 대한 움직임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사진=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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