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의회에 발 묶인 고양시정

라영철 2023. 1. 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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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비서실장과 갈등을 빚는 더불어민주당 고양시의원들을 중심으로 2023년 예산안 심의 거부에 이어 시 조직개편안까지 부결되면서 민선 8기 고양시 역점사업 추진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런 중에 고양시의회가 지난 9일에는 시가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해 온 연구용역과 부서별 조직진단, 실·국장, 과장 등을 면담까지 하며 만든 조직개편안마저 부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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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이어 '조직개편안'도 부결‥역점 사업 난항
조직 효율화 차질‥인사 고충 등 내부 불만 고조
"시의회, 일부 이익을 위해 시정 발목 잡아선 안 돼"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시장 비서실장과 갈등을 빚는 더불어민주당 고양시의원들을 중심으로 2023년 예산안 심의 거부에 이어 시 조직개편안까지 부결되면서 민선 8기 고양시 역점사업 추진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고양시는 현재 인건비 등 최소한도의 경비만 쓸 수 있는 준예산 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2023년 예산 2조 9963억 원 중 약 81.1%가 준예산으로 편성할 수 있다.

이런 중에 고양시의회가 지난 9일에는 시가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해 온 연구용역과 부서별 조직진단, 실·국장, 과장 등을 면담까지 하며 만든 조직개편안마저 부결시켰다.

이 때문에 새해부터 민생 현안들이 곳곳에서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양시청

12일 시에 따르면, 조직개편안에는 민선 8기 공약 이행 사항과 조직개편, 중복·비효율 기능 통·폐합, 과대 부서 분리 내용을 담았다. 한시 기구인 '자족도시실현국'과 ‘도시혁신국’ 신설과 인력 증원도 포함했다.

이런 내용에 대해 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의회 양당 대표단을 비롯해 소관 상임위원회와 개별 의원에게 각각 설명했다.

이어 11월에 입법예고를 거쳐 시의회 안건으로 회부했으나, 시의회는 2회기(제268회, 제269회) 동안 안건을 심사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 9일 열린 제270회 임시회에서 조직개편안이 부결되면서 실질적으로는 3번이나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 기준 등에 관한 규정(제36조 제3항)'에는 지방의회는 제안된 기구와 조례안에 대해 행정조직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수행을 위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처리하게 돼 있다.

특례 시 승격에 따라 행안부와의 협의를 통해 신설하기로 했던 '자족도시실현국'과 경기도와의 협의를 통해 한시 기구로 신설하고자 했던 '도시혁신국'은 다시 협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자족도시실현국'은 경제자유구역 추진을 위한 전략부서인 만큼 '민선 8기 1호 공약'인 경제자유구역 조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 관계자는 "조직개편안 부결로 새해부터 추진하려던 역점사업들의 표류에다 조직 분위기마저 불안정한 상황"이라면서 "무엇보다 경제자유구역 선정을 위해서는 조직체계 개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 정책에 따라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투입될 인력이 애초 3403명에서 3444명으로 41명이 늘었지만, 조직개편안 부결로 복지사업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정기인사 일정도 불투명해져 휴·복직 등 직원 고충도 상당수 발생해 조직개편에 대비한 승진, 전보 등의 인사 규모가 줄어들어 공직사회 불만도 높아가고 있다.

시 공무원들은 "정기인사 일정에 차질이 생겨 가정사 등 개인 사정으로 휴·복직이 예정된 직원들이 고충을 겪는다"며, "하루빨리 조직개편이 이뤄져 조직이 안정을 되찾고,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시 상황을 접한 시민들은 "시의회가 견제와 감시기능을 기본적으로 하지만, 일부의 이익을 위해 시정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도 했다.

한편, 지난해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에 이동환 고양시장의 해외 출장을 문제 삼은 민주당 소속 고양시의원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이 시장의 비서실장 간 언쟁이 벌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비서실장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등원 거부사태로 이어지면서 예산안 등의 심의가 불발됐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선 "덕양구 지역 여야 시의원들이 시장 비서실장 사과를 빌미로 삼아 시청사 백석동 이전을 저지하겠다는 속셈"이라는 뒷말도 무성하다.

경기북부=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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