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또다른 '기밀문서 뭉치' 유출…공화당 '내로남불' 맹비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부통령 때 접근 권한을 가졌던 기밀문서 뭉치가 새로운 장소에서 또 발견됐다고 NBC 뉴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9일 부통령 시절 기밀문서가 개인 사무실에서 발견된 사실이 처음 알려진 후 사흘 만에 두 번째 문서 반출이 알려진 것이다. 두 차례 모두 언론 보도를 통해 사실이 확인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NBC 뉴스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 개인 변호사들이 두 번째 기밀문서 뭉치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두 번째 기밀문서가 언제, 어디에서 발견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첫 번째 기밀문서가 발견된 곳은 바이든이 부통령 퇴임 후 개인 사무실로 써 온 워싱턴의 '펜 바이든 센터'였다. 뉴욕타임스(NYT)·CNN 등은 두 번째 기밀문서는 펜 바이든 센터가 아닌 곳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법무부가 검토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답변을 피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기밀문서 발견을 보고받은 시점, 바이든 대통령이 실수였다고 인정하는지 여부, 첫 번째 기밀문서 발견 시점이 지난해 11월 2일인데 지금까지 숨긴 이유, 투명한 국정 운영 약속을 저버린 것이냐 등의 질문에 답이 나오지 않았다.
바이든 측근들은 개인 사무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1월 2일 기밀문서를 발견했다고 한다. 중간선거를 엿새 앞둔 시점이었다. 지난해 8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시 반출한 기밀문서와 기록물을 회수하기 위해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내 사저를 압수 수색한 때로부터 3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 측이 당시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침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변호사들은 문서가 그곳에 있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즉시 그것을 기록보관소로 넘겼다"면서 "우리는 옳은 일을 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멕시코 기자회견에서 한 말을 인용해 "(대통령은) 비밀문서와 정보를 진지하게 다룬다"면서 "그는 기록물이 발견된 것을 알고 놀랐다"고 전했다. 기자가 "놀랐다는 건 문서를 반출하지 않았다는 뜻이냐"고 묻자 장피에르 대변인은 답하지 않았다.
공화당은 '내로남불'을 지적하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취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의 기밀문서 처리에 대해 국민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 특별검사가 필요하다고 믿는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 기밀문서를 잘못 처리한 것에 대해서도 특별검사를 적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갈랜드 장관은 특검 도입 여부를 비롯한 초기 수사 검토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존 라우쉬 시카고 연방 검사에게 맡겼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펜 바이든 센터 워싱턴DC 사무소는 바이든이 부통령 퇴임 후 1년 이상 지난 2018년 2월 8일 개소했다면서 그 전까지 기밀문서가 어디서 누구 손에 보관된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바이든의 기밀문서는 가장 민감한 정보를 의미하는 극비(Top Secret), 특수비밀정보(sensitive compartmented information) 표시가 있었으며 우크라이나, 이란, 영국에 관한 정보 메모와 브리핑 자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TV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 사저 압수 수색 당시 찍은 기밀문서 사진을 보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 어떤 사람이 이렇게 무책임할 수 있는가"라고 탄식했다. 이를 두고 마크 티센 WP 칼럼니스트는 "트럼프의 기밀문서 처리가 '무책임'했다면 바이든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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