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생존자 “누군가의 일상이 왜 혐오대상 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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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씨는 12일 "누군가에게 일상이었던 이태원과 핼러윈이 왜 아직도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참사의 원인은 유흥과 밤 문화 등이 아니라 군중밀집 관리의 실패"라고 말했다.
김씨는 "누군가에게 일상이었던 이태원과 누군가에게 일상이었던 핼러윈이 왜 아직도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그렇게 사람 많은 곳은 가는 곳이 아니다'라고 알릴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왜 사람들은 혐오문화를 생성해내는지를 다 같이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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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씨는 12일 “누군가에게 일상이었던 이태원과 핼러윈이 왜 아직도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참사의 원인은 유흥과 밤 문화 등이 아니라 군중밀집 관리의 실패”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2차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참석해 “이태원과 핼러윈은 잘못이 없다”며 “‘그렇게 사람이 많은 곳은 가는 게 아니다’고 할 게 아니라 본질적으로 무엇이 잘못됐는지, 사람들이 혐오문화를 생성하는지를 다 같이 고민하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에서 빠져나온 생존자로, 이후 상담을 통해 회복하는 과정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로 올려 공감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이날 생존자와 희생자 유족에게 지원되는 심리 상담 지원에 대해 “유족분들이나 중증 치료를 받고 있는 생존자들에게는 전혀 알 수 없고, 도움받을 수 없는 체계”라고 언급했다.
김씨는 “우리나라의 복지 시스템이 잘 되어 있지만 참사 같은 재난이 발생할 경우 담당 트라우마센터 내 전문가 배치가 아쉽다”고 말했다.
김씨는 “300명 사상자 안에 드는 사람이 아니라 공무원이나 행안부 등으로부터 별도의 연락을 받지는 않았다”며 “그렇지만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고 살고 싶었기에 스스로 심리지원을 알아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트라우마센터센터보다 민간단체인 심리학회의 전화 상담이 많은 치료가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심리학회의 전화 상담 당시 “아무래도 그곳에 가지 말았어야 한다”며 자책하자, 상담가로부터 “놀다가 참사를 당한 게 아니라 일상을 살다가 참사를 당한 것”이라는 말을 듣고 치료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국회 공청회에 나선 이유에 대해 “저는 당시 사고 현장에서 이태원 상인들의 도움으로 운 좋게 살아남았다. ‘나는 왜 살았는가’ ‘살았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다가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7년부터 매년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다”며 “참사 당일 이태원은 사람이 많았지만 이 전보다 특별히 많지 않았다. 저녁 10시 사고 현장 근처 와이키키 술집 앞에 도착했고 압박이 점점 심해져 발이 동동 뜰 정도였다”고 했다.
또 “하지만 늘 그렇듯이 조금 버티면 풀리겠지 하는 생각이었다”며 “그때 와이키키 술집에서 1층 공간을 열어 두시며 그 공간으로 들어가 대피한 덕분에 살 수 있었다”고 했다.
김씨는 “그때 경찰관이 혼자 목이 터져라 ‘앞에 사람이 깔려 죽었어요. 제발 통제에 협조해 주세요’ 외치는 것을 보았다”며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지만 실려 가는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고 감히 상상 못 했다”고 했다.
김씨는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 “뉴스 속보가 뜰 때마다 사망자 숫자가 올라가는 것을 보며 내가 무슨 현장에 있었던 건지 피부로 느꼈고 죄책감과 후회로 서서히 제 일상은 모든 게 망가졌다”고 했다.
김씨는 “올해도 이태원에 갈 것”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태원과 핼러윈은 잘못한 게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씨는 “누군가에게 일상이었던 이태원과 누군가에게 일상이었던 핼러윈이 왜 아직도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그렇게 사람 많은 곳은 가는 곳이 아니다’라고 알릴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왜 사람들은 혐오문화를 생성해내는지를 다 같이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참사의 원인은 유흥과 밤 문화, 외국 귀신파티 문화가 아니다. 참사의 유일한 원인은 군중밀집 관리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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