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과사용 통증… 삼각섬유연골 복합체(TFCC) 어떻게 치료하나? [곽상호의 손·손목 이야기]
요즘은 젊은 2030 세대들에게 스크린 골프, 클라이밍, 테니스 등 실내스포츠가 붐이라 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내원하는 젊은 환자분들 중 ‘손목 삼각섬유연골 복합체(TFCC)’ 손상이 의심되는 환자 진료가 늘어남을 체감하고 있다. 또, 군인이나 택배업 종사 등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며 일하는 직업을 갖은 환자분들의 손목통증 호소도 많이 보고 있다.
질환명도 긴 손목 삼각섬유연골 복합체 손상. 생소한 질환명이지만 손목통증으로 내원하는 환자 상당수가 손목 삼각섬유연골 복합체 손상이다.
팔에는 요골과 척골 두 개의 뼈가 있는데 손목을 단단하게 잡고 있는 구조물로 섬유성분과 연골 성분이 혼합되어 있다. 이를 ‘삼각섬유연골 복합체(TFCC)’라 하는데 요골(엄지손가락 쪽 뼈)에 대해 척골(새끼손가락 쪽 뼈)이 손바닥-손등 쪽으로 흔들리는 것을 막아주는 인대 역할과, 손목뼈를 통해 팔에 하중을 전달하는 지지대 역할을 동시에 하게 된다.
이 삼각섬유연골 복합체가 부분적으로 손상되면 대개 새끼손가락 쪽 손목을 눌렀을 때 압통을 호소한다. 또, 손으로 땅을 짚기 어렵고 물건이나 손잡이를 비트는 동작이 어려워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
대부분은 4주~6주 이내의 손목 고정치료를 통해 호전되기 때문에 초기에 의심이 된다면 보조기나 석고붕대 고정을 포함한 보존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대개 3개월 정도 보존적 치료를 하면 주먹을 쥐는 파악력이 다친 직후보다 좋아져서 반대편과 비슷해지고, 통증도 호전되며, 일상생활에서 제한되는 활동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 호전이 없는 상태가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진행되고, 주먹을 쥐는 힘이 쉽게 증가하지 않으며, 진찰 시 정상인 반대쪽 손목에 비해 척골이 많이 흔들리는 것이 관찰된다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MRI(자기공명영상)검사로 손목 삼각섬유연골 복합체 파열 부분을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검사 결과 파열부위가 한 곳에 국한되어 있고 복합체 자체는 튼튼해 보인다면 관절내시경으로 손목 복합체를 뼈에 단단히 꿰매어 주는 수술을 한다. 수술 후에는 약 6주간 고정기간을 갖으며 일상생활에 복귀시키고 3개월 뒤에는 스포츠에 복귀시키는 방식으로 수술 후 관리를 하게 된다. 이보다 복잡하게 파열되어 있거나 오랜 기간이 지나서 봉합이 어려울 경우는 자가건을 이용하여 ‘손목인대 재건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삼각섬유연골 복합체 손상은 나이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도 한다. 앞서의 경우처럼 젊은 환자들이 명확한 외상 이후 해당 부위 통증과 척골이 흔들리는 증상을 호소한다면 초기 고정 치료를 시행하고 수개월 안에 치료효과가 적다면 봉합술을 고려해야 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구조물은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변화를 겪기 때문에 50대 이후에는 특별한 외상 없이도 부분적으로 퇴행성 파열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 경우는 척골이 흔들리는 경우보다는 해당 부위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퇴행성 변화 때문에 봉합술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 최대한 물리치료를 포함한 보존적 치료를 하게 된다.
만약 퇴행성 파열로 진단된 환자에게서 오랜 기간의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은 경우에는 역시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 경우 젊은 환자와 마찬가지로 봉합술도 시행할 수 있지만 대부분 환자들에게는 관절경적 변연 절제술 혹은 척골 자체에 대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삼각섬유연골 복합체 손상은 손목 염좌가 발생할 경우 대개 함께 손상되는 구조물이다. 초기에 빠르게 대처한다면 보존적 치료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효과가 부족할 경우 적절한 수술을 통해 원래 기능을 최대한 보존시킬 수 있다. 따라서 삼각섬유연골 복합체 손상이 의심된다면 X-ray에서 비록 정상이더라도 그냥 방치하지 말고 고정을 포함한 보존적 치료를 시작하면서 경과를 관찰하고 혹시 척골이 흔들리거나 심한 통증이 잔존한다면 수술적 봉합술, 변연 절제술, 척골 자체에 대한 치료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기고자: SNU서울병원 곽상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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