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생존자 “총리·장관의 말이 내겐 2차 가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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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씨가 12일 "저에게 2차 가해는 장관, 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다"며 "참사 후 행안부 장관의 첫 브리핑을 보며 처음으로 무너져 내렸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후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2차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참석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예전에 비해 특별히 우려할 정도의 인파는 아니었고 경찰 병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저는 이 말을 (희생자들이) 놀러갔다 죽은 사람들이라고 받아들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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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씨가 12일 “저에게 2차 가해는 장관, 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다”며 “참사 후 행안부 장관의 첫 브리핑을 보며 처음으로 무너져 내렸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후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2차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참석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예전에 비해 특별히 우려할 정도의 인파는 아니었고 경찰 병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저는 이 말을 (희생자들이) 놀러갔다 죽은 사람들이라고 받아들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울먹이며 진술을 이어간 김씨는 이 대목에서 발언을 잠시 멈췄다.
김씨는 “몇 주 전 고등학교 생존자가 스스로 세상에 작별을 고했을 때 저는 스스로 잡고 있던 끈을 놓칠 뻔했다”며 “그런 결정을 했을 그 마음을 너무 알 것 같아 슬펐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 (상담) 선생님을 찾아 약의 용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그때 국무총리가 했던 발언이 생각난다. (한 총리의) ‘스스로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말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다”며 “참사와 같은 재난을 겪은 사람에게 개인적인 극복도 중요하지만, 진상규명만큼 큰 치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국회 공청회에 나선 이유에 대해 “저는 이태원 참사 당시 사고 현장에서 이태원 상인들의 도움으로 운 좋게 살아남은 김초롱”이라며 “나는 왜 살았는가, 살았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다가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7년부터 매년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다”며 “참사 당일 이태원은 사람이 많았지만, 이 전보다 특별히 많지 않았다. 저녁 10시 사고 현장 근처 와이키키 술집 앞에 도착했고 압박이 점점 심해져 발이 동동 뜰 정도였다”고 했다. 또 “하지만 늘 그렇듯이 조금 버티면 풀리겠지 하는 생각이었다”며 “그때 와이키키 술집에서 1층 공간을 열어 두시며 그 공간으로 들어가 대피한 덕분에 살 수 있었다”고 했다.
김씨는 “그때 혼자서 목이 터져라 외친 경찰관이 ‘앞에 사람이 깔려 죽었어요, 제발 통제에 협조해 주세요’라고 외치는 걸 봤다”며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꼈지만 실려 가는 사람들이 모두 죽은 것이라는 건 감히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들, 사람들이 거리에 다 누워 있는 장면들,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 “뉴스 속보가 뜰 때마다 사망자 숫자가 올라가는 것을 보며 도대체 내가 무슨 현장에 있었던 것인지 피부로 느꼈고 죄책감과 후회로 서서히 제 일상은 모든 것이 망가졌다”고 했다.
김씨는 정부에서 별도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김씨는 “300명 사상자 안에 든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에 공무원이나 행안부 등에서 별도로 연락을 받지는 않았다”며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고 살고 싶었기에 스스로 적극적으로 심리지원을 알아봤다”고 말했다.
김씨는 “올해도 이태원에 갈 것”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태원과 핼러윈은 잘못한 게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씨는 “누군가에게 일상이었던 이태원과 누군가에게 일상이었던 핼러윈이 왜 아직도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는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참사 현장에서 본 모두는 삼류가 아닌 일류였다. 삼류는 그 위에서 시스템을 잘 돌아가게 지휘를 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참사의 유일한 원인은 군중 밀집 관리의 실패”라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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